셀리오스 “미·이란 전쟁 시, 국가예산 지출 최대 515조 루피아 급증 가능”

▲경제법률연구센터 셀리오스(Celios)의 비마 유디스티라 아디네가라(Bhima Yudhistira Adhinegara) 사무총장

중동 지정학적 긴장 고조, 유가 급등 통해 인도네시아 재정에 직격탄…에너지·식량 보조금 이중 부담 우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의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 같은 중동발(發) 지정학적 불안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뒤흔들어 인도네시아의 2026년 국가 세입·세출 예산(APBN·Anggaran Pendapatan dan Belanja Negara)에 막대한 재정 압박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경제법률연구센터(Celios·Center of Economic and Law Studies)는 현재의 국제 정세가 지속 또는 악화될 경우, 인도네시아 정부의 2026 회계연도 예산 지출이 최대 515조 루피아까지 급증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조속한 재정 대응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 중동 분쟁, 단순한 지역 갈등 넘어 글로벌 경제 리스크로 확산

현재 중동 지역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고조되고 있으며,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전략적 지원을 강화하면서 분쟁의 양상이 복잡다단하게 전개되고 있다. 해당 갈등은 단순한 지역 내 분쟁에 그치지 않고, 국제 원유 공급망과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광범위한 충격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러한 정세 변화에 주목한 셀리오스(Celios)의 비마 유디스티라 아디네가라(Bhima Yudhistira Adhinegara)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중동 분쟁은 단순히 원자재 가격의 일시적 변동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번 사태는 인도네시아의 에너지 보조금 구조, 루피아화 환율, 식량 수입 체계 등 국가 재정 전반에 걸쳐 복합적인 충격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 유가 가정과 현실의 괴리, 핵심 리스크 변수로 부상

셀리오스가 지적하는 재정 위기의 핵심 진원지는 바로 국제 원유 가격의 급등 가능성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편성한 2026년 APBN에서는 국제 유가를 배럴당 70달러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 분쟁이 본격적인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서 최대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국내외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다.

비마 사무총장은 “APBN 시뮬레이션 모델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예산 가정치보다 배럴당 1달러씩 오를 때마다 국가 지출은 약 10조 3,000억 루피아씩 증가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계산을 기초로 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로 상승할 경우 국가 지출은 약 309조 루피아가 추가되며,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을 경우에는 무려 515조 루피아에 달하는 추가 재정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는 인도네시아 연간 예산 규모를 감안할 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로, 재정 건전성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나리오, 전 세계 원유 공급의 20% 위협

비마 사무총장은 유가 급등 압력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 핵심 근거로는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의 봉쇄 가능성이 거론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 해협이 이란에 의해 봉쇄될 경우 국제 원유 시장에 초래될 공급 충격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분쟁 지역을 경유하는 물류 선박들에 대한 보험 인수 거부 사태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선박 보험이 거부될 경우 해상 물류 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이는 원유뿐만 아니라 식량을 비롯한 각종 수입 물자의 조달 단가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는 연쇄 효과를 낳는다.

비마 사무총장은 “석유 순수입국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이 같은 공급망 교란에 특히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원유 수입 비용의 상승은 국내 연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귀결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고 지적했다.

◈ 에너지 보조금·페르타미나 보상·전기 보조금, ‘APBN 삼중 압박’ 우려

셀리오스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유가 상승이 단일 항목이 아닌, 복수의 재정 지출 항목에 동시다발적인 압박을 가한다는 점이다. 비마 사무총장은 이를 ‘APBN 이중 혹은 삼중 부담(double or triple burden on the state budget)’이라고 표현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로 연료(BBM·Bahan Bakar Minyak) 보조금 지출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민 생활 안정을 위해 연료 가격을 일정 수준으로 억제하는 보조금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데, 국제 유가가 급등할수록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보조금 총액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둘째로,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르타미나(Pertamina)에 대한 보상 부담도 함께 가중된다. 페르타미나는 정부 지침에 따라 국제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연료를 공급하고 있으며, 그 차액은 정부가 보상금 형태로 지원하는 구조다. 유가가 급등할수록 이 보상액 역시 덩달아 불어날 수밖에 없다.

셋째로는 전기 보조금 부담의 증가다. 인도네시아의 전력 생산에는 상당 비중의 화석연료가 투입되고 있으며, 연료비 상승은 곧 전력 생산 원가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정부가 전기요금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정책을 고수할 경우, 국영 전력회사인 PLN(Perusahaan Listrik Negara)에 대한 보조금 지출 역시 급증하게 된다.

비마 사무총장은 “이 세 가지 항목이 동시에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 전개될 경우, 정부의 재정 여력은 급격히 고갈될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 루피아화 약세, 재정 압박에 이중 가중 요인으로 작용

중동 분쟁의 심화는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flight to quality)’ 현상을 강화시키고 있다. 이는 곧 신흥국 통화에 대한 매도 압력으로 이어지며, 인도네시아 루피아(Rupiah)화의 가치 하락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루피아화의 약세는 단순히 외환 시장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원유를 비롯한 각종 수입 물자의 조달 단가가 루피아 기준으로 더욱 높아지게 되면서, 앞서 언급한 에너지 보조금 부담을 한층 더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정부의 외화 표시 채무 상환 부담도 증가하게 되어 국가 재정 전반에 걸친 압박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비마 사무총장은 “유가 상승과 루피아화 약세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그 재정적 충격은 단순 합산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APBN을 더욱 압박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 식량 공급망도 위협, 수입 인플레이션으로 서민 구매력 직격

에너지 부문 외에도 셀리오스는 식량 공급 문제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대두(大豆), 밀, 육류 등 주요 식량 품목들은 국제 환율 변동과 수입망 교란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중동 분쟁으로 인한 국제 물류 비용의 상승, 루피아화 약세에 따른 수입 단가 증가,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이들 식량 품목의 국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수입 인플레이션(imported inflation)이라는 형태로 국내 물가에 직접적인 상승 압력을 가하게 된다.

비마 사무총장은 “국제 유가 상승과 식품 가격 급등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인도네시아 국민, 특히 중·저소득층의 실질 구매력은 급격히 하락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이른바 ‘변동성 식품(volatile food)’으로 분류되는 품목들의 가격이 과도하게 오를 경우, 일반 서민들의 생계가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연료 가격과 식품 가격이 동시에 폭등하는 상황에 대해 대다수의 국민들은 충분한 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만약 이번 분쟁이 더 오래 지속되고 주변 지역으로까지 확산된다면,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수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심각한 경제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 전문가들, 정부의 선제적 재정 시나리오 계획 및 대응책 마련 촉구

이번 셀리오스의 분석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의회가 2026년 APBN 편성 과정에서 중동 분쟁이라는 외생적 충격 시나리오를 보다 심층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단순히 기저 시나리오(baseline scenario)에 기반한 예산을 편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리스크 시나리오에 대응할 수 있는 재정적 완충 장치와 비상 계획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비마 사무총장은 “정부는 지금 당장 유가 상승, 루피아화 약세, 식량 가격 급등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위기 시나리오에 대한 구체적인 재정 대응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보조금 구조의 효율화, 에너지 수입 다변화, 국내 식량 생산 기반 강화 등 중장기 구조 개혁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도네시아의 에너지 자립도 제고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가속화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재점화되고 있다. 석유 순수입국이라는 구조적 취약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않는 한, 중동 등 외부 지역의 지정학적 충격에 인도네시아 경제가 반복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정·재계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중동의 포성이 인도네시아 국가예산의 향방을 가르는 변수로 등장한 지금, 인도네시아 정부의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재정 관리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Tya Pramadania 기자/ 편집부, AI 경영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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