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대법원 관세 정책 무효화 판결 여파… 인니 정부 “90일 내 포괄적 이행 평가 진행할 것”
150억 달러 규모 에너지 수입 약속 유지 속 변화 가능성 시사… 대미 수출 무관세 혜택 유지가 관건
글로벌 무역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정부가 미국과의 상호무역협정(ART)에 명시되었던 미국산 연료유(BBM) 및 에너지 수입 협정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무역 정책의 급격한 기류 변화와 더불어, 최근 양국 간 무역 관세의 법적 근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인도네시아와 미국은 지난 2026년 2월 19일, 양국 간 상호 관세 혜택 및 미국산 특정 에너지·상품의 인도네시아 수입 약속 등을 골자로 하는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무역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협정에 따라 인도네시아 정부는 연료유, 원유, 액화석유가스(LPG)를 포함해 약 150억 달러(한화 약 20조 원)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제품 구매를 대폭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 야심 찬 계획은 양국 간의 경제적 유대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인도네시아 국가 에너지 수입원의 다각화를 이끌어낼 핵심 동력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기존까지 미국 대통령의 포괄적 무역 권한에 크게 의존해 왔던 협정의 핵심 측면들이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그 법적 근거를 상실하게 되면서 상황은 급반전되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 정책을 뒷받침하던 법적 근거를 무효화함에 따라, 양국 간 무역 협정에서 약속되었던 상호 관세 제도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인도네시아 정부가 150억 달러 규모의 연료유 등 에너지 수입 관련 약속을 포함한 기존 합의 사항들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검토할 수 있는 중대한 명분과 여지를 제공했다.
◆ 에너지광물자원부 “90일 내 협정 이행 전반에 대한 재평가 실시”
이러한 급변하는 대외 상황에 대응하여,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ESDM)는 즉각적인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율리옷 탄중 에너지광물자원부 차관은 인도네시아가 약 1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석유 및 가스 수입 약속 자체는 우선적으로 이행할 방침이나, 향후 90일 이내에 해당 무역 협정의 실질적 이행 여부에 대한 포괄적인 검토 및 평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율리옷 차관은 지난 금요일(2026년 2월 27일) 자카르타 부처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호무역협정(ART) 내에 명시된 미국산 에너지 수입 합의 규모는 150억 달러로 확고히 정해져 있다. 반면, 이번에 미국 연방대법원이 검토 및 무효화한 대상은 ‘관세’와 관련된 부분이므로 두 사안 사이에는 명확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선을 그었다.
◆ 무역부 및 경제조정부 “인도네시아 수출품 0% 무관세 혜택은 사수해야”
에너지 수입 정책의 재검토와는 별개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 제품의 대미 수출에 있어서는 기존 협정의 혜택을 온전히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부디 산토소 무역부 장관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의 법적 근거가 흔들렸음에도 불구하고, 협정에 명시된 1,819개 인도네시아산 제품에 대한 ‘0% 무관세’ 조치는 훼손 없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펼쳤다.
부디 장관은 자카르타 무역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 여파로 현재 양국이 치열한 협의 기간을 거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가 이미 공식적으로 서명을 마친 1,819개 품목에 대한 대미 수출 0% 관세 혜택은 향후에도 변함없이 계속 유지되기를 강력히 희망하며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부 장관 역시 유사한 입장을 내놓으며 시장의 불안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아이를랑가 장관은 인도네시아와 미국 간의 무역 협정이 외부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합의된 양자 간 메커니즘에 따라 정상적인 궤도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현재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아이를랑가 장관은 “협정에 공식적으로 서명한 인도네시아의 입장에서 볼 때, 본 협정은 양국 간의 구속력 있는 약속이며 현재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설명하며, “협정문 규정에 따르면 서명 후 60일 이내에 효력이 발생하도록 되어 있으며, 이 기간 동안 각 당사국이 자국의 헌법적 절차에 따라 필요한 내부 기관과 협의하도록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를 부연하며 “알기 쉽게 비유하자면, 협정 발효를 위해 미국 행정부는 자국의 하원이나 상원 등 의회와의 긴밀한 협의 및 승인 과정이 필요할 수 있으며, 인도네시아 행정부 역시 우리 국회(DPR)와의 비준 및 협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과 동일한 이치”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150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미국산 에너지 수입 건을 지렛대 삼아, 불안정한 미국 관세 정책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자국의 수출 이익(1,819개 품목 무관세)을 극대화하려는 고도의 무역 외교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90일간 진행될 양국 간의 줄다리기 협상이 인도네시아와 미국의 장기적 경제 동맹에 어떠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지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Tya Pramadania 기자/ 편집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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