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킷아만 말레이시아 경찰청 고위급 간부는 “체포된 여성들이 서로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누군가를 속이는데 능숙하다”고 말하며, “인도네시아 여권을 가진 여성도 체포됐을 때 가지고 있던 여권과 다른 사진과 생년월일이 다른 여권을 가지고 출입국한 기록이 확인돼 단순 여행객은 아닌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처음 체포된 베트남 여권을 소지하고 있던 여성은 호텔에서 머리를 잘라 변장을 시도했고, 또 가방에서 독극물 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두 여성은 또 범행 전날인 12일 공항을 사전 답사했던 것으로 확인돼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외교부 TKI(외국파견근로자) 법무보호국 Muhamad Iqbal국장은 16일 오후 외교부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말레이시아에서 체포된 사람은 인도네시아인이 맞고 법적보호 조치를 말레이시아 당국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6일 오전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 인도네시아 여권을 소지한 25세 여성(여권사진)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여권상 이름이 시티 아이샤(Siti Aishah)인 이 여성은 1992년 2월 11일 인도네시아 세랑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신문과 방송은 김정남 피살사건에 인도네시아인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자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속보로 이번 사건 개요을 상세히 전했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시티 아이샤가 인도네시아인이 맞다고 발표했다. 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대사관은 말레이시아 정부와 경찰과 협력하여 아이샤 시티의 신상 정보를 요청하여 확인했으며, 현재 대사관 관계자들이 슬랑오르에 수감된 시티 아이샤를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 사건이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청부테러’의 진위 여부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현지언론 THE STAR지가 보도했다. 이번 사건이 과연 북한 소행의 청부테러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지 중국어 신문인 동방일보(東方日報) 인터넷판은 베트남 여권 소지 여성의 진술을 인용해 남성 용의자 4명 중 북한계가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이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북한의 연계를 보여주는 결정적 단서로 ‘청부 테러’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신문은 “(15일) 체포된 여성의 진술에 따르면 사건에 관련된 남성 4명 중에는 베트남 국적과 북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남성 4명에게서 “못된 장난을 치자”는 말을 듣고 별도의 여성과 함께 김정남을 습격했다고 진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지 수사 관계자는 “여성 2명은 어떤 국가에 고용돼 이번에 암살을 자행했다”며 “경찰은 이미 범행에 사용된 독극물을 특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전날 부검을 끝낸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의 요청에 따라 절차를 밟아 북한 측에 인도할 방침임을 밝혔다.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는 김정남 피살사건에 인도네시아인이 개입한 것에 당혹해 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 TKI(외국파견근로자) 법무보호국 Muhamad Iqbal국장은 “현지에서 대사관이 확인 중에 있다”며 자세한 내용을 꺼려했다.
인도네시아는 남북한 동시 수교국으로 한국과는 1973년 북한은 1964년에 국교가 성립되었으며,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유엔회원국으로서 북한제재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북한 고위급 인도네시아 방문이 취소되고 양국간 무역거래도 제한되고 있다.
<기사 한인포스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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