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부터 3년간 긴급수입제한조치(BMTP) 발동… 16개 품목 대상
KPPI “수입 급증으로 국내 산업 심각한 타격… 구조조정 시간 벌기” 업계 “시장 균형 회복 위한 올바른 결정” 환영 속 정기적 정책 평가 촉구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정부가 급증하는 수입 면직물로 위기에 처한 자국 섬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 장벽’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저가 수입산의 공세에 밀려 고사 위기에 처한 국내 제조 기반을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 공화국 정부는 최근 국내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고 있는 수입 면직물의 급격한 유입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수입제한조치(BMTP, Safeguard Measures) 관세를 공식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2025년 12월 31일 공포된 ‘수입 면직물에 대한 BMTP 관세 부과에 관한 2025년 재무부 장관령(PMK) 제98호’에 근거를 두고 있다.
◇ 수입 급증이 초래한 산업 붕괴 위기, 정부의 결단
줄리아 구스타리아 실라라히 인도네시아 무역구제위원회(KPPI) 위원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자카르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치의 당위성을 강력하게 설파했다. 실라라히 위원장은 “KPPI의 정밀 조사 결과, 면직물을 생산하는 국내 산업이 심각한 수준의 피해를 입고 있음이 명백히 증명되었다”며 “이러한 피해의 근본적인 원인은 유사 제품의 수입 물량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앞서 인도네시아 섬유협회(API)의 절박한 요청에 따라 착수되었다. 조사 과정에서 KPPI는 ▲생산량 ▲내수 판매 ▲생산성 ▲공장 가동률 ▲고용 감소 추세 ▲재정적 손실 등 주요 경제 지표를 면밀히 분석했으며, 모든 지표에서 국내 산업의 뚜렷한 하락세와 피해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BMTP는 특정 물품의 수입이 급증하여 동종 또는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거나 입힐 우려가 있을 때, 이를 복구하거나 예방하기 위해 국가가 한시적으로 부과하는 추가 관세 조치다.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서도 인정하는 무역 구제 수단 중 하나다.
◇ 2026년부터 3년간 시행… 연차별 관세 차등 적용
이번에 확정된 관세 부과 정책은 오는 2026년 1월 10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정부는 국내 산업계가 외부 충격에서 벗어나 구조적인 조정을 단행하고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3년이라는 유예 기간을 설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조치는 2029년 1월 9일까지 시행된 후 종료될 예정이다.
관세 부과 대상은 2022년 인도네시아 관세율표(BTKI)에 등재된 총 16개 면직물 품목이다. 구체적으로는 HS 코드(8자리 기준) 5208.21.00, 5208.22.00, 5208.31.90, 5208.33.00, 5209.11.90 등을 포함하여, 세번 5208부터 5212에 이르는 광범위한 면직물 제품군이 이번 규제 울타리 안에 포함되었다.
주목할 점은 연차별로 관세율이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구조를 채택했다는 것이다. 이는 보호 무역 조치가 영구적이지 않음을 시사하며, 국내 기업들에게 정해진 기간 내에 자생력을 갖추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구체적인 관세액을 살펴보면, 시행 1차 연도(2026년 1월 10일2027년 1월 9일)에는 미터당 3,000~3,300루피아의 관세가 부과된다. 이어 2차 연도(2027년 1월 10일2028년 1월 9일)에는 미터당 2,800~ 3,100루피아로 소폭 하향 조정되며, 마지막 3차 연도(2028년 1월 10일2029년 1월 9일)에는 미터당 2,600~2,900루피아로 책정되었다.
◇ 업계 “시장 균형 위한 필수 조치” 환영
인도네시아 섬유 업계는 정부의 이번 결정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앤드루 푸르나마 API 규제위원회 위원장은 “무역부가 수입 면직물에 대해 BMTP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무너진 시장의 균형을 바로잡고, 고사 직전의 국내 섬유 산업에 회생을 위한 ‘골든타임’을 부여하는 매우 시의적절하고 올바른 정책적 조치”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번 조치로 인해 저가 수입 공세에 시달리던 국내 업체들이 숨통을 트고, 설비 투자와 품질 개선 등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단순한 관세 부과를 넘어선 지속적인 모니터링의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섬유협회 측은 “글로벌 시장 환경은 급변하고 있으며, 우회 수출 등 편법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정부가 단순히 관세만 부과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역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기적이고 정밀한 정책 평가를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담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인도네시아 정부의 결정은 자국 제조업 보호주의 기조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향후 3년간의 관세 부과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 섬유 산업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하여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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