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휩쓴 인도네시아 아체, 복구 현장 코끼리 투입 논란

중장비 진입 불가 지역에 훈련된 코끼리 4마리 투입
국회·환경단체 “보호종 동원은 보전 원칙 위배” 강력 반발

인도네시아 아체(Aceh)주 피디 자야(Pidie Jaya) 지구를 덮친 갑작스러운 홍수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자, 당국이 복구 작업에 코끼리를 투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장비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효율적 복구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당국의 입장과, 멸종 위기종을 중노동에 투입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라는 비판이 맞서고 있다.

아체 천연자원보전국(BKSDA)은 최근 홍수로 인해 주민 거주지에 쌓인 대형 통나무와 잔해를 치우기 위해 사리(Saree) 코끼리 훈련센터(PLG) 소속 수마트라 코끼리 네 마리를 현장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아부’, ‘미도’, ‘아지스’, ‘노니’라는 이름의 이 코끼리들은 현재 메우라 두아(Meurah Dua) 지구 메우나사 비(Meunasah Bie) 마을 일대에서 도로를 막고 있는 목재를 옮기며 실종자 수색과 구조 작업을 돕고 있다.

아체 천연자원보전국(BKSDA)은 “피해 지역 상당수가 도로 유실로 중장비 접근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2004년 아체 쓰나미 때에도 코끼리들이 접근 불가 지역 복구에 큰 역할을 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끼리들은 전문 조련사(mahout)의 관리 아래 안전하게 작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와 네티즌들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비상 상황을 이유로 동물의 안전과 복지가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서식지 파괴로 이미 생존 위협을 받는 코끼리들을 위험한 잔해 제거 작업에 동원하는 것은 동물 착취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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