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주지사 “개·고양이 식용 금지 위반 시 강력 단속할 것”

‘2025 인도네시아 동물복지 국제회의’ 개막 연설서 동물 친화적 시정 방향 제시
동물 식용 금지령 서명 완료… 공공질서국 투입해 철저한 감시 예고
“동물을 대하는 태도가 도시 품격 결정… 2030년 세계 50대 도시 도약 목표”

[자카르타=한인포스트] 프라모노 아눙(Pramono Anung) 자카르타 주지사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를 명실상부한 ‘동물 친화적 글로벌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특히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식용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음을 알리며, 단순한 선언을 넘어선 철저한 단속을 예고해 주목된다.

프라모노 주지사는 지난 5일(현지시간) 남부 자카르타 스티아부디 군투르의 로얄 쿠닝안 호텔에서 개최된 ‘2025 인도네시아 동물복지 국제회의(Animal Welfare International Conference-Indonesia 2025)’ 개막식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시정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12월 5일부터 6일까지 양일간 진행되는 이번 회의는 전 세계 동물복지 전문가와 정책 입안자들이 모여 지속 가능한 동물 보호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프라모노 주지사는 자카르타 주정부가 이번 회의의 핵심 가치인 ‘동물복지 증진’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확고한 의지는 이미 서명된 ‘2025년 주지사령 제36호’를 통해 명확히 증명되었다”며 정책적 기반이 마련되었음을 공표했다.

해당 주지사령은 광견병을 매개할 위험이 있는 개와 고양이 등의 동물을 식용 목적으로 도살하거나 유통, 판매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프라모노 주지사는 법적 규제 마련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집행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공공질서국(Satpol PP)에 직접 지시를 내려 위반 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의 철저한 감시와 강력한 단속을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자카르타 일부 지역에 여전히 잔존하는 반려동물 식용 문화를 근절하고, 동물 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겠다는 주정부의 단호한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프라모노 주지사는 이날 연설에서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며 논란이 되었던 라구난 동물원(Ragunan Zoo)의 소위 ‘마른 호랑이’ 영상에 대해서도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해당 사안을 인지한 즉시 현장 점검을 지시했으며, 조사 결과 유포된 영상은 현재의 모습이 아닌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촬영된 오래된 자료임이 밝혀졌다”고 해명하며, 현재 동물원의 관리 상태는 양호하다고 설명해 시민들과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와 함께 주정부 차원의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동물복지 지원책도 공개됐다. 프라모노 주지사는 지방예산(APBD)을 적극적으로 투입해 동물의 건강권과 복지 향상을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주요 예산 투입 분야로는 ▲광견병 확산 방지를 위한 대규모 예방 접종 ▲길거리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중성화 수술(TNR) 지원 ▲유기동물 보호소 사료 지원 ▲시민 대상 동물보호 인식 개선 교육 등이 포함된다.

프라모노 주지사는 동물복지의 수준이 곧 해당 도시의 문명 수준과 경쟁력을 결정짓는 척도임을 역설했다. 그는 “동물 관련 정책과 이슈는 현대 사회에서 글로벌 도시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작용한다”며 “주정부가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자카르타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카르타는 최근 전 세계 156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도시 평가에서 종전 74위에서 세 계단 상승한 71위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정부는 이러한 상승세에 동물 친화적 정책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설을 마무리하며 프라모노 주지사는 자카르타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자카르타는 2030년까지 세계 50대 글로벌 도시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며, “우리가 약자인 동물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는 자카르타가 진정한 선진 도시로 나아가는지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주지사의 발표는 자카르타가 동남아시아 지역 내에서 동물권 보호를 선도하는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국제사회에 공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강력한 단속과 예산 지원이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 있게 작동할지 주목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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