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부루섬, 장수거북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

인도네시아 장수거북

57,594헥타르 해역 지정… 전 지구적 해양생태계 보존 노력에 기여
지역사회 주도 감시 활동으로 거북알 도난율 0% 달성, 보존 성공 모델 제시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장수거북의 핵심 산란지를 보호하기 위해 대규모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는 최근 제69호(2025년) 장관령을 통해 말루쿠주 부루섬(Perairan Pulau Buru, Kabupaten Buru, Provinsi Maluku) 인근 해역 57,594.12헥타르를 ‘부루 해양공원(Buru Marine Park)’으로 공식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해양 생물다양성 보존과 지속가능한 자원 관리를 통해 전 지구적 보존 목표 달성에 기여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새롭게 지정된 부루 해양공원은 생태계 보존을 위한 핵심 구역(608.91헥타르)과 지속가능한 이용이 가능한 제한적 이용 구역(56,985.21헥타르)으로 구분돼 관리된다.

특히 이번 결정은 부루섬이 인도네시아 내 최대 장수거북 산란지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부루섬 해안, 특히 페나 레이셀라 지역은 장수거북의 생존에 필수적인 번식지 역할을 해왔다. 위성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곳에서 태어난 장수거북은 태평양을 건너 미국 서해안까지, 인도양을 따라 마다가스카르까지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부루섬의 보존 노력이 전 세계 해양 생태계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지정으로 부루섬은 남서파푸아주의 진 워몸 해변과 함께 인도네시아에서 공식적으로 보호받는 두 주요 장수거북 산란지 중 하나가 되었다. 이라완 아시킨 말루쿠주 해양수산국장은 “이번 지정은 말루쿠의 해양 생태계와 수산 자원을 보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번 성과는 정부의 일방적 조치가 아닌 지역사회와 비정부기구(NGO)의 긴밀한 협력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세계자연기금 인도네시아(WWF-Indonesia)는 2017년부터 기술 파트너로서 지역사회 감시단(Pokmaswas)의 역량 강화를 지원해왔다.

이러한 협력은 눈에 띄는 성과로 이어졌다. 과거 94%에 달했던 거북알 도난율은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감시와 보호 활동 덕분에 2024년 0%로 떨어졌다. 지난 5년간 페나 레이셀라 지역에서 확인된 연평균 장수거북 둥지 수는 199개에 달하며, 안정적인 번식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이번 보호구역 지정이 단순한 생물다양성 보존을 넘어, 지속가능한 ‘블루 이코노미(Blue Economy)’ 발전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호구역에서 성장한 치어가 인근 어장으로 확산되는 ‘파급 효과(spillover effect)’를 통해 주변 어업 자원을 풍부하게 하고, 이는 연안 지역사회의 소득 증대와 복지 향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이번 조치는 2045년까지 인도네시아 전체 해역의 3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확대하려는 정부의 ‘MPA & OECM 비전 30×45’ 목표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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