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리아디 회장 “리뽀는 단순 주주일 뿐, 토지 강탈 의혹은 GMTD에 문의해야” 선 긋기
유숩 칼라 전 부통령 “30년 전 합법적으로 매입한 땅… 토지 마피아에 농락당했다” 분통
인도네시아의 대표 기업 리뽀 그룹(Lippo Group)과 유숩 칼라(Jusuf Kalla) 전 부통령 가문 간의 토지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제임스 리아디(James Riady) 리뽀 그룹 회장이 직접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양측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갈등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분쟁의 중심에는 마카사르 탄중 붕아 지역의 16.4헥타르 규모 토지가 있다. 유숩 칼라 전 부통령이 설립한 PT 하주 칼라(PT Haju Kalla)는 해당 토지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나, 리뽀 그룹이 이를 강탈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제임스 리아디 회장은 지난 10일(월) 공공주택부(PKP)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는 리뽀 그룹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문제가 된 토지는 리뽀 그룹이 아닌 PT 고와 마카사르 관광개발(GMTD)의 소유로, GMTD는 마카사르 시 정부가 대주주인 상장사이며 리뽀는 여러 주주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리뽀 그룹은 해당 토지 관리에 직접 관여하지 않으며, GMTD의 운영 결정에도 통제권이 없다”고 덧붙이며 “토지 분쟁 관련 질문은 GMTD 측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뽀가 토지를 강탈했다는 의혹을 믿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죠?”라며 짧게 반문, 즉답을 피했다.
반면 유숩 칼라 전 부통령 측은 강경하다. 칼라 전 부통령은 지난 5일(수) 분쟁 지역을 직접 찾아 “이 땅은 내가 30년 전 고와 왕의 자녀로부터 합법적으로 구매한 자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지역이 과거 고와 군에 속했으나 현재 마카사르 시로 편입됐으며, GMTD 측이 토지 마피아처럼 소유권을 조작하고 강탈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칼라 전 부통령은 “리뽀 그룹이 마카사르에 진출하기 훨씬 전부터 우리는 이 땅을 소유하고 있었다”며 “하주 칼라 같은 기업도 이런 일을 겪는데, 일반 국민은 얼마나 더 어려움을 겪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고로 PT GMTD는 리뽀 그룹 산하 법인(약 32.5%)을 비롯해 술라웨시 슬라탄 주정부(13%), 마카사르 시정부(6.5%), 고와 군정(6.5%) 등 지방정부와 민간 부문이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한 합작 개발 회사다.
이런 복잡한 지분 구조 탓에 책임 소재 규명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마카사르 시 정부는 해당 토지의 소유권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재계와 정계의 거물 두 인사의 충돌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지역 사회에서는 투명한 법적 절차와 공개적인 중재를 통해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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