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N, “자카르타 빗물 전수조사서 미세플라스틱 검출” 공식 발표
보건부, “호흡기 통한 체내 유입 가능성… 건강 위협 우려”
전문가, “플라스틱 폐기물 및 타이어 마모 등이 주 원인” 지목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내리는 빗물에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보건 당국이 시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인도네시아 국가연구혁신청(BRIN)의 연구 결과 발표 이후, 정부는 우천 시 실외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하는 등 긴급 대응에 착수했다.
지난 28일, 부디 구나디 사디킨 인도네시아 보건부 장관은 프라모노 아눙 자카르타 주지사와의 긴급 회동을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자카르타 지역의 빗물 오염에 따른 시민 건강 보호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BRIN이 최근 발표한 충격적인 연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이다.
BRIN은 2022년부터 자카르타 대기 및 강수 환경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해왔다. 연구를 총괄한 무하마드 레자 코르도바 수석 연구원은 “조사 기간 동안 수집된 자카르타 지역의 모든 빗물 샘플에서 예외 없이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방증하는 명백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발생원은 도시 내 다양한 인간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의류에서 발생하는 합성 섬유 조각 ▲자동차 타이어 마모 과정에서 생성되는 미세 입자 ▲플라스틱 폐기물의 불법 소각 및 풍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파편 등이 주요 오염원으로 지목되었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 입자들이 대기 중에 부유하다가 수증기와 응결하여 비구름을 형성하고, 빗물과 함께 지표면으로 낙하하는 오염 경로가 확인된 것이다.
부디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유해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빗물에 섞여 내리는 미세플라스틱은 매우 작아 호흡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체내로 유입될 수 있다”며, “이러한 유해 물질이 장기간에 걸쳐 체내에 축적될 경우, 호흡기 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건강상의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잠재적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보건부는 시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예방책으로 ‘우천 시 마스크 착용’을 제시했다. 부디 장관은 “비가 내리는 동안 실외 활동을 할 경우, KF94 등급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미세플라스틱 흡입을 최소화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부득이하게 마스크를 소지하지 못했을 경우, 비가 그친 직후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무를 것”을 권고했다.
이는 강우와 함께 대기 중에 부유하던 오염 물질이 지상으로 집중적으로 낙하하므로, 강우 직후 지표면 근처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일시적으로 매우 높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에 근거한 조치이다.
자카르타 주정부 역시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약속했다. 프라모노 아눙 주지사는 “시민의 건강과 안전은 최우선 과제”라며, “보건부의 권고를 환영하며, 주정부 차원에서 미세플라스틱 배출원을 관리하고 오염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민들을 향해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개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마스크를 상비하는 등 예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보건 당국은 단기적인 대응과 함께 장기적인 관점의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당국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은 임시적인 예방책일 뿐,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 및 소비 감축, 체계적인 폐기물 분리수거 및 관리 시스템 강화 등 사회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필수적”이라며, 정부, 기업, 시민 사회 모두의 공동 노력을 촉구했다.
이번 발표로 자카르타 시민들 사이에서는 대기오염과 건강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으며, 향후 인도네시아 정부가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해 어떠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할지 주목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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