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카르타 수도권 국제학교 3곳 연쇄 폭탄 협박…경찰 “해외 거주 동일범 소행”

NJIS 국제학교를 수색하고 있는 경찰당국 2025.10.08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수도권(Jabodetabek)의 국제학교 세 곳이 연달아 폭탄 테러 협박을 받아 학생과 학부모들이 공포에 떨었으나, 경찰의 신속한 대응으로 모두 허위로 판명되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해외에 거주하는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국제 공조를 포함한 전방위적 수사에 착수했다.

수도권 경찰청(Polda Metro Jaya)은 지난 9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남부 땅어랑(Tangerang Selatan)과 북부 자카르타(Jakarta Utara) 지역 국제학교 3곳에 대한 정밀 수색 결과, 어떠한 위험물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현재 상황은 안전하게 통제되고 있으니 시민들께서는 안심하고 정상적인 활동을 이어가달라”고 공식 발표했다.

■ 나이지리아 발신번호로 3만 달러 비트코인 요구

사건의 시작은 지난 7일(화) 남부 땅그랑 지역의 명문 국제학교 두 곳에서 시작되었다. 자카르타 난양 스쿨(Jakarta Nanyang School)믄타리 국제학교 빈타로 캠퍼스(Mentari Intercultural School Bintaro)는 각각 이메일과 왓츠앱(WhatsApp) 메시지를 통해 동일한 내용의 협박을 받았다.

범인은 나이지리아의 국가번호인 ‘+234’로 시작하는 번호를 사용했으며, 학교 측에 보낸 메시지에서 “학교에 폭탄을 설치했다. 45분 후에 터질 것이다. 3만 달러(한화 약 4,200만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우리 지갑 주소로 보내지 않으면 즉시 장치를 폭파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어 “경찰에 신고할 경우에도 그 자리에서 터뜨리겠다”고 덧붙이며 금전을 강탈하려는 목적을 명확히 했다.

다음 날인 8일(수)에는 북부 자카르타 끌라빠 가딩(Kelapa Gading) 지역의 북부 자카르타 국제학교(North Jakarta Intercultural School, NJIS) 역시 동일한 수법의 협박을 받았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즉시 수도권 경찰청 기동타격대(Brimob) 소속 폭발물 처리반(Jibom Gegana)을 각 학교에 급파했다. 경찰은 학교를 전면 통제하고 학생과 교직원을 대피시킨 뒤, 수 시간에 걸쳐 교내외 구석구석을 정밀 수색했다. 다행히 세 학교 모두에서 폭발물이나 기타 의심스러운 물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 “해외 거주 용의자 특정, 국제 공조 수사”

수도권 경찰청은 이번 세 건의 협박 사건이 범행 수법, 요구 금액, 발신자 정보 등이 모두 일치하는 점으로 미루어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경찰청 홍보실장 아데 아리 샴 인드라디(Ade Ary Syam Indradi) 준장은 “심층 조사 결과, 범행 동기와 메시지 발신자의 신원이 동일한 것으로 파악되었다”며 “현재 용의자의 위치는 해외로 특정되었으며, 사이버 범죄 수사팀과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공조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인이 사용한 나이지리아 국가번호와 비트코인 지갑 주소 등을 토대로 자금 흐름을 역추적하는 등 사이버 수사 역량을 총동원하여 범인의 신원을 특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불안감 속 정상화 노력… 경찰 “24시간 경계 태세” “JIKS 협박없어”

한편, 한인포스트 확인결과 한국인 학생들이 다니는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JIKS)에는 협박이 없었다고 알려왔다.

갑작스러운 테러 협박 소식에 해당 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큰 충격과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의 안전을 우려해 등교를 중단시키는 등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경찰 당국은 시민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북부 자카르타 경찰청장 에릭 프렌드리즈(Erick Frendriz) 총경은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해당 학교 주변에 가시적, 비가시적 경찰 인력을 배치하고 24시간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민들에게 “공공질서를 해치거나 범죄가 의심되는 활동을 발견하면 즉시 무료 신고 전화 110번이나 관할 경찰서에 알려달라”고 당부하며, 사이버 공간을 악용한 신종 범죄에 대해 더욱 철저히 대응할 것임을 약속했다.

이번 사건은 해외에 거점을 둔 사이버 범죄 조직이 사회적 불안감을 증폭시켜 금전을 갈취하려는 신종 범죄 행태라는 점에서 인도네시아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기사가 정보에 도움이 되셨는지요? 기사는 독자 원고료로 만듭니다. 24시간 취재하는 10여 기자에게 원고료로 응원해 주세요. * 인도네시아 BCA 0657099868 CHONG SUN * 한국 계좌번호 문의 카톡 아이디 haninpost

*기사이용 저작권 계약 문의 : 카톡 아이디 hanin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