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 중앙은행 주도, ‘자국 통화 거래(LCT)’ 공동 캠페인 개최 환율 변동성 위험 줄이고 금융 통합 가속화…’탈달러’ 움직임 본격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역내 무역 및 투자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 공동체의 회복탄력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을 중심으로 역내 교역 시 각국의 통화를 직접 사용하는 ‘자국 통화 거래(LCT·Local Currency Transaction)’ 체계를 전면적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하고 공동 협력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아세안 경제 통합을 한 단계 심화시키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아세안 경제 회복력의 핵심’… LCT 확산에 손잡은 3국 중앙은행
지난 18일, 인도네시아의 역사적인 도시 족자카르타에서는 ‘아세안 LCT 공동 캠페인’이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제30차 아세안 고위급 위원회(SLC) 회의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말레이시아 중앙은행(BNM), 태국 중앙은행(BOT)과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아세안 금융 통합의 미래를 조망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이 자리에서 필리아닝시 헨다르타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 부총재는 기조연설을 통해 “자국 통화 사용 확대는 단순한 결제 수단 다변화를 넘어, 효율적인 무역·투자 흐름을 촉진하고 금융 시장을 심화시키는 핵심 동력”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LCT 체계는 궁극적으로 아세안 경제의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을 달성하는 견고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른 회원국들도 LCT의 잠재력에 깊이 공감했다. 니티와디 순톤포치 태국 중앙은행(BOT) 국제국장은 “태국 전체 무역에서 아세안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며, 이는 자국 통화 사용을 늘릴 수 있는 잠재력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알리 이크발 압둘 칼리드 말레이시아 중앙은행(BNM) 부총재보 역시 “중앙은행 간의 긴밀한 협력은 이미 양자 무역에서 자국 통화 사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며 “이러한 성과가 향후 아세안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명했다.
거래액 112% 급증… LCT, 선택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
아세안의 LCT 확대 노력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LCT를 통한 누적 거래액은 2025년 7월까지 141억 달러(상당액)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67억 달러) 대비 무려 112% 폭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2024년 연간 총 거래액(162억 8천만 달러)의 87%에 달하는 수치로, LCT 시스템이 역내 경제 주체들 사이에서 빠르게 자리 잡고 있음을 증명한다.
이용자 수 역시 급격히 증가했다. 월평균 이용자 수는 2024년 5,020명에서 2025년 7,568명으로 늘어나,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도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LCT가 더 이상 일부 기업의 선택적 수단이 아닌, 역내 경제 활동의 필수적인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양자 협력에서 다자 체제로… 금융 통합의 청사진 그리다
아세안의 LCT 협력은 2016년 인도네시아가 말레이시아, 태국과 ‘자국 통화 결제(LCS)’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첫발을 뗐다. 2018년 공식 시행 이후, 이 체계는 빠르게 발전하여 현재 6개 파트너 국가가 참여하는 다자간 협력 체제로 확장되었다.
특히 이번 공동 캠페인을 주도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3국 중앙은행은 각기 운영되던 LCT 가이드라인을 통일하여 ‘지역 표준’으로 격상시켰다.
이는 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다른 아세안 회원국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강력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아세안은 이를 통해 역내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단일 LCT 프레임워크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탈달러’ 가속화, 거시경제 안정성 확보 위한 전략적 포석
전문가들은 아세안의 이러한 움직임이 미 달러화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경제 안보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목표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등 외부 요인에 따른 환율 변동성 위험을 최소화하고, 각국의 거시경제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달러를 거치지 않고 자국 통화를 직접 교환함으로써 기업들은 환전 비용을 절감하고 거래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어 역내 교역 및 투자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LCT 도입에 관심 있는 기업들을 위해 지정통화교환딜러(ACCD) 은행들이 참여하는 ‘일대일 컨설팅 클리닉’도 마련되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실질적인 정보를 얻고 참여를 독려받는 등 정책이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병행되었다.
하나의 경제 공동체를 향한 아세안의 금융 통합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달러의 시대’를 넘어 ‘자국 통화의 시대’를 열려는 아세안의 담대한 도전이 글로벌 경제 지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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