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 기고(1) 왜 지금 인도네시아 할랄인가

인싸이롭(INSIGHTOF) Consulting 박단열 대표

2026년 10월 ‘할랄 의무화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인증 전략을 신속히 수립해야

인도네시아는 2026년 10월부터 수입 가공식품과 화장품 등 소비재에 대해 할랄 인증을 의무화한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에서 할랄 인증이 없는 제품은 유통에 제약이 따르며, 이는 한국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할랄 인증, 단순한 종교 규정이 아닌 법적 의무

인도네시아는 약 2억 8천만명의 인구 중 87%가 무슬림인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이다. 2014년 제정된 ‘할랄 제품 보증법(Law No.33/2014)’은 할랄 인증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후 2020년 ‘알자리 창출법(Omnibus Law)’과 2023년 개정 법률을 통해 제도가 보완되었으며, 2024년에는 대통령령 제 42호(PP No.42/2024)가 기존 제39호(PP No.39/2021)를 대체해 수입 제품의 유예 기한, 인증 절차 및 라벨 기준 등을 명확히 규정했다.

이에 따라 2026년 10월 17일 이후부터는 수입 제품도 할랄 인증 의무화 대상이 된다. 한국 기업이 생산·수출하는 가공식품과 음료, 화장품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식음료의 경우 2024년 10월 17일부터 인도네시아 현지 중견 기업·대기업 생산품에 대해서는 이미 의무화가 시작되었으며, 수입품은 2년의 유예가 부여된 상황이다.

할랄 인증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인도네시아 수출·통관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제품에 필수적으로 ‘비할랄’ 표기를 해야 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비할랄 제품을 분리해 별도 매대에 진열하여 소비자들이 비할랄 제품임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구분해야 한다. 전체 인구 중 87%가 무슬림인 점을 감안하면, 일부 유통을 제외한 대다수의 매장에서는 사실상 비할랄 제품을 취급하지 않을 수 있다.

인증 의무가 시장 진입을 가르는 기준

문제는 할랄 인증이 단순히 인증 중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다. 할랄 인증 유무가 시장 진입 및 유통의 절대적 기준이 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K-푸드와 K-뷰티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할랄 인증 준비 부족으로 인해 신규 제품들의 시장 진출이 지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기업을 포함해 인증을 일찍 획득한 일부 기업들은 현지 유통사와의 파트너십 확대, 소비자 신뢰 확보 등에서 ‘할랄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

가공 식품을 기준으로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8월 말 기준,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국내 가공식품 중 금액 기준으로 95.2%가 할랄 인증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식품연구원 정보로는 2024년 10월 초 기준 할랄 인증 대상 수출기업 가운데 인증을 완료한 기업은 59%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통계를 살펴볼 때 41%의 할랄 비인증 기업의 금액 기준 수출 비중은 4.8%에 그치고 있다. 이는 할랄 의무화가 시작되기 이전인 현재도 소비자와 유통업체의 할랄 제품 선호도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HALAL 인증, 종교가 아닌 마케팅 전략

(종교부 산하 BPJPH에서 발행한 새로운 할랄 라벨)

무슬림 소비자에게 있어 ‘할랄’ 표기는 단순 라벨이 아니라 신뢰의 상징이다. 특히 젊은 층과 중산층이 확대되고 있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할랄 인증은 브랜드 이미지와 직결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를 감안할 때, 인증은 단순 규제 대응이 아니라 전략적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조기 대응이 열쇠

자카르타에 본사를 둔 인증 전문 컨설팅사 인싸이롭(INSIGHTOF)에 따르면, “최근 한국 기업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으며, 인증을 준비하지 못한 채 내년 10월 유예 종료 시점을 맞이할 경우 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고, 이미 시장에 진출한 제품들도 매출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인싸이롭 측은 또 “문서 준비, 원료 확인, 공장 등록, 현장 심사 대응까지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온라인에서 “단순한 정보 파악보다 인증 기관이나 컨설팅 등을 통해 할랄 획득 가능성에 대한 사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효과적인 접근”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2026년까지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인증 신청을 위한 준비에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으며, 유예 종료 직전에는 전 세계 기업들의 신청 수요가 폭증해 심사 대기 기간도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 바로 인증 전략을 수립하고, 원료·공장·문서 등 전반에 대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준비된 기업만이 기회를 선점한다.
인도네시아 시장은 여전히 한국 기업에게 매력적인 수출 무대다. 그러나 진입 문턱은 과거보다 높아졌다. 그 문턱을 넘는 열쇠 중 하나는 ‘할랄 인증’ 마크이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내일 그 시장은 타 경쟁자에게 넘어갈 수 있다. (다음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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