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불로그 쌀 30만 톤 부패 우려”… 정부, “재고 양호, 식량 자급 문제없어” 반박

잠재적 손실 4조 루피아 추산… 농업부 장관, “쌀 생산 흑자, 유통 시스템 개선할 것”

인도네시아 옴부즈맨이 국영물류청(불로그) 창고에 보관된 쌀 30만 톤이 부패할 위험에 처해 있으며, 이로 인한 잠재적 국가 손실이 최대 4조 루피아에 달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불로그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으며, 농업부 장관은 식량 자급 목표 달성을 위한 시스템 개선 의지를 밝혔다.

인도네시아 옴부즈맨 위원 예카 헨드라 파티카는 지난 2일 공식 성명을 통해 “부패 위험에 처한 쌀 재고는 수입산뿐만 아니라, 2024년 중반 불로그가 ‘어떤 품질이든’ 사들인 국내산 벼에서도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중 상당량이 이미 품질 저하로 폐기 또는 재가공이 필요한 ‘처분 대상 재고(disposal stock)’로 분류되었다며, “개략적인 계산으로도 잠재적 손실액은 4조 루피아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옴부즈맨은 현재 정부 비축미(CBP)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특히 불로그의 노후 재고 관리 방식과 신구(新舊) 쌀 혼합 실태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보고르 농업대학교(IPB) 드위 안드레아스 산토사 교수는 지난달 26일 열린 토론회에서 “올해 최소 10만 톤의 쌀이 이미 처분 대상 재고로 분류됐으며, 이로 인한 손실액만 1조 2천억 루피아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는 “10만 톤만으로도 이 정도 손실인데, 30만 톤이라면 어떻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부실한 재고 관리가 프라보워 정부의 식량 자급자족 노력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흐마드 리잘 람다니 불로그 청장은 옴부즈맨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그는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재고 상태는 양호하며, 매일, 매주, 반기별로 정기적인 유지보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만간 언론인들을 초청해 창고 상태를 직접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작년 수입산 재고에 대해서는 식량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7월까지 국민에게 배급되었으며, 현재 해당 프로그램의 배급률은 99%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디 암란 술라이만 농업부 장관은 이번 논란과 관련하여 식량 자급자족 목표 달성을 위한 시스템 강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2일 불로그 본사에서 “농가 수매 단계부터 원료와 보관, 유통 방식을 모두 개선하여 국민에게 건강하고 질 좋은 쌀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암란 장관은 올해 9월까지 국내 쌀 생산량이 486만 톤 흑자를 기록했으며, 불로그의 쌀 재고량은 420만 톤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1월부터 인도네시아가 쌀 수입을 중단한 것이 국제 쌀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또한 비료, 종자 등 상류 부문의 농업 생태계는 안정화되었으며, 관개 시스템 정비와 농기계 보급 확대를 통해 하류 부문까지 아우르는 ‘건강한 식량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옴부즈맨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국가식량청(바파나스)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식량 공급 및 가격 안정화(SPHP) 프로그램의 쌀 유통 실적은 목표량의 20.21%에 그치고 있어, 비축미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유통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사태가 인도네시아의 식량 안보 정책 전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투명한 검증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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