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보워 대통령, ’17+8 요구안’ 일부 수용 시사…’독립 조사팀’ 긍정적

전인도네시아 대학생 총연합회(BEM SI)는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17+8개 국민 요구안 (17+8 Tuntutan Rakyat)’을 국회에 전달하면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9.4 동영상 발췌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지난 8월 말 대규모 시위 이후 제기된 ’17+8 요구안’에 대해 일부 수용 가능성을 내비치며 대화의 문을 열었다.

다만 군의 역할 등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어, 향후 정부와 시위대 간 협상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지난 6일 서부 자바 함발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위대의 요구안에 대해 “일부는 합리적이며, 우리가 충분히 협의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는 “규범적인 내용이 많아 원만히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이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대통령은 시위 중 경찰 전술 차량에 치여 숨진 오토바이 운전기사 아판 쿠르니아완(21) 사망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독립 조사팀 구성’ 요구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합리적인 제안이며 논의할 수 있다”면서 “구체적인 구성 형태는 추후 지켜볼 것”이라고 언급해, 진상 규명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민간 경비 임무에서의 군대 철수’ 요구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민간 경비에서 군대를 철수시키는 것은 논쟁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며, 인도네시아 국군(TNI)은 테러, 방화, 폭동과 같은 중대한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헌법적 임무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나는 헌법이 부여한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못 박으며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안에 대한 불퇴전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프라보워 대통령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불거진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을 의식한 듯, 모든 법 집행관에게 ‘비례의 원칙’ 준수를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권한을 남용하는 자는 윤리적 또는 법적 제재를 통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하며, 일부 경찰관이 이미 징계 조치를 받았거나 해임된 사례가 있음을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은 평화적인 시위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폭력 행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최근 마카사르 주 의회 건물 화재로 공무원 4명이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방화와 같은 무정부적 행위는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범죄”라고 비판하고, 시위대가 평화적인 방식으로 의사를 표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프라보워 대통령의 발언은 시위대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며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동시에, 국가 안보와 관련된 핵심 사안에서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향후 정부와 시위대 측의 협상에서 독립 조사팀 구성 등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지만, 군의 역할과 같은 민감한 쟁점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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