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원자력 지지율 소폭 상승… ‘탈탄소’ 전환점 될까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지역 내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대중의 지지율

글로벌 기후 위기 속 청정에너지 대안으로 부상… 안전성 논쟁은 여전

심화되는 글로벌 기후 위기 속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지역 내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대중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석 연료 의존도가 높은 아세안 지역에서 원자력이 청정에너지 전환의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낮은 지지율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과제로 남아있다.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ISEAS-Yusof Ishak Institute)가 최근 발표한 ‘동남아시아 기후 전망 2024’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세안 대중의 원자력 에너지 지지율은 9.9%로 집계되었다.

이는 지난 2년간의 조사 결과에 비해 상승한 수치지만, 모든 회원국에서 지지율이 15%를 넘지 못해 여전히 비주류 에너지원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지난 3년간 아세안 국가 중 가장 꾸준하고 높은 원자력 지지율을 보였으며, 필리핀이 그 뒤를 이었다.

인도네시아는 6.4%의 지지율을 기록해 말레이시아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번 조사는 동티모르를 제외한 10개 아세안 회원국의 다양한 연령 및 직업군 응답자 2,9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아세안 지역이 직면한 시급한 에너지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글로벌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의 자료에 따르면, 아세안 전체 전력의 74.06%가 여전히 석탄, 가스 등 화석 연료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인 59.23%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저탄소 대체 에너지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원자력 에너지는 탈탄소 목표를 달성할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원자력협회(WNA)는 원자력이 전력 생산 과정(kWh)에서 단 12그램의 이산화탄소만을 배출해 가장 깨끗한 에너지원 중 하나라고 평가한다.

또한, 미국 에너지부(DoE) 역시 원자력을 타 에너지원 대비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원으로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뜨겁다. 특히 방사성 폐기물의 안전한 관리 및 처리 문제, 그리고 과거 원전 사고로 인한 잠재적 위험성은 대중의 수용성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아세안 내 원자력 지지율의 완만한 상승세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한다. 기후 변화 대응의 시급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원자력 에너지의 필요성과 역할에 대한 인식이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향후 아세안 각국이 안전 기술을 확보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사회적 신뢰를 구축해 나간다면, 원자력 에너지는 이 지역의 청정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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