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행 여객기 착륙한 곳은 김포공항… 승무원도 몰라 승객 ‘황당’

에어아시아 D7 506편. 독자제공

쿠알라룸푸르발 에어아시아 항공편, 인천 아닌 김포에 내려… 2시간 넘게 승객 불편 겪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야 할 여객기가 사전 안내 없이 김포국제공항에 착륙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심지어 승무원들도 착륙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항공사의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출발해 당일 오후 7시 50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에어아시아 D7 506편이 목적지를 변경해 오후 8시 8분경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당시 기장은 “인천공항에 도착했다”는 안내 방송까지 했으나, 창밖 풍경을 이상하게 여긴 일부 승객들이 “여기는 김포공항”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혼란이 시작됐다. 승객들의 지적에 승무원들조차 놀라 되물으며 상황 파악에 나서는 등 기내는 한동안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승객들은 착륙한 줄 알고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내리려다 다시 앉아야 했다.

에어아시아

연합뉴스에 따르면 탑승객 김모(38)씨는 “승무원들조차 김포에 내린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당황해했다”며 “착륙 원인에 대해 처음에는 ‘난기류 때문’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연료 부족’이라고 말을 바꾸는 등 설명이 오락가락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실제로 기내에서는 “연료 부족으로 인한 비상 상황으로 김포공항에 착륙했으며, 기장이 인천공항으로의 재이륙을 확인 중”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그러나 승객들은 연료를 보급하는 등의 후속 조치가 명확히 보이지 않았고, 정확한 상황 설명이나 지연에 대한 사과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D7 506편은 김포공항에서 별다른 조치 없이 약 2시간을 대기한 후, 오후 10시 3분경 다시 이륙하여 50여 분 뒤인 오후 10시 56분에야 본래 목적지인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은 예정보다 3시간가량 늦게 공항에 도착하며 입국 절차 등에 큰 불편을 겪었다.

한 승객은 “어떤 위급 상황 때문에 비상 착륙했는지, 얼마나 더 지체될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조차 없어 매우 불쾌하고 불안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갑작스러운 항로 변경 시 승객들에게 상황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고지해야 할 항공사의 기본적 의무와 위기 관리 시스템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포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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