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도네시아 대사관, 동포 사회 안전 위한 ‘2025 재난 가이드북’ 발간

주인도네시아 대사관, '2025 재난 가이드북' 발간.2025.8.6

지진, 화산, 홍수 등 재난 일상화된 인도네시아… 동포 생명과 재산 보호 위한 필수 지침서
재난상황시 피해지역 통신두절 대비책 마련돼야

【자카르타=한인포스트】 ‘불의 고리’에 위치하여 지진, 화산 분출, 쓰나미 등 각종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는 인도네시아에서 우리 동포 사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지침서가 마련되었다.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관(대사대리 박수덕)은 지난 8월 6일, 김종헌 한인회장, 이강현 한인상공회의소(코참) 회장 및 한인 동포 자문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5년 해외생활 재난 가이드북」 출간식을 개최했다. 이번 가이드북 발간은 재난이 일상화된 현지 상황 속에서 동포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위기 상황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평가된다.

■ 재난의 일상화, 한반도와 비교 불가한 위험 수준

인도네시아는 환태평양 조산대, 즉 ‘불의 고리’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도 재난 발생 빈도가 매우 높은 국가로 꼽힌다. 대사관이 발간한 가이드북에 따르면, 한반도에서는 평균 4.7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는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인도네시아에서는 불과 1~2일에 한 번씩 발생하고 있다. 규모 6 이상의 강진 역시 평균적으로 매달 발생하며, 반년에 한 번은 규모 7, 10년에 한 번은 규모 8 이상의 초강력 지진이 발생하는 등 지각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화산 활동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가이드북에 수록된 ‘2024년 분기별 화산 분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인도네시아 전역에서는 총 6,115회의 화산 분출이 기록되었다. 이는 하루 평균 약 17회의 분화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활동이 왕성한 북말루쿠주의 이부(Ibu) 화산과 동부자바주의 스메루(Semeru) 화산은 각각 연간 2,527회, 2,196회 분출하며 사실상 연중 내내 화산재를 뿜어냈다. 일부 기간에는 하루 30회 이상 분출하는 등 그 위험성이 상상을 초월한다.

이에 더해 매년 건기와 우기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홍수와 산사태까지 고려하면, 인도네시아는 말 그대로 ‘재난과 함께 살아가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 끊이지 않는 동포 피해, 안전 대책 마련 시급

이러한 재난의 일상화는 현지에 거주하는 우리 동포 사회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돌이켜보면 피해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2017년 발리 아궁(Agung) 화산이 대규모 분출을 일으켰을 당시, 항공편이 결항되자 수많은 동포와 관광객들이 육로와 해로를 이용해 인근 수라바야까지 이동한 뒤 정부가 급파한 전세기를 통해 간신히 귀국할 수 있었다.

2018년 9월 술라웨시섬 팔루 지역을 덮친 규모 7.4의 강진과 쓰나미는 더욱 비극적이었다. 당시 패러글라이딩 대회에 참가했던 동포 1명이 무너진 호텔 잔해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되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2020년 새해 자카르타를 비롯한 수도권에 발생한 대홍수 때는 동포 12세대의 가옥이 침수되고 다수의 공장이 물에 잠기는 등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었다. 최근에도 동부 누사뜽가라주의 르워토비 화산이 폭발하면서 인근 공항이 일시 폐쇄되어 동포들의 귀국길이 막히는 등 재난으로 인한 불편과 피해는 현재진행형이다.

■ ‘2025 재난 가이드북’, 체계적 대응의 첫걸음

이번 「2025년 해외생활 재난 가이드북」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동포 사회의 안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책자 준비를 총괄한 류완수 해외안전영사는 2018년 팔루 지진 당시의 참혹했던 경험을 회고했다. 그는 “전기가 끊기고 치안이 부재한 상황 속에서 실종된 동포를 찾기 위해 재난 현장을 동분서주해야 했다”며, “체계적인 재난 대비 및 대응 매뉴얼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편찬 배경을 설명했다.

주인도네시아 대사관, ‘2025 재난 가이드북’ 발간식 단체 사진.2025.8.6

박수덕 대사대리는 발간사를 통해 “이번 가이드북이 재난의 위험에 상시 노출된 우리 동포 사회가 위기 상황에 미리 대비하고, 실제 재난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이드북은 대사관 홈페이지에 전자책(e-book) 형태로 게시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 재난상황시 피해지역 통신두절 대비책 마련돼야

다만, 실제 대규모 재난 발생 시 사고 지역의 통신망이 두절되어 피해 동포와의 연락이 단절되는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여전히 시급한 과제로 남아있다. 이는 향후 위성전화 등 비상 통신망 확보, 단파 라디오, 드론 방송 등 유관 기관과의 협력 체계 강화를 통해 대응책이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포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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