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UNODC(유엔마약범죄사무소) 보고서는 아시아 지역의 계획적 살인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UNODC는 계획적 또는 의도적 살인을 타인에 의한 살해 행위, 피해자 생명 침해 의도, 그리고 불법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기준으로 정의하며, 테러 관련 살인까지 포괄한다. 이는 단순 개인 간 갈등을 넘어 조직적 범죄 연루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심각한 문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인도는 40,130명의 피해자로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계획적 살인 발생 건수를 기록했다. 여성 피해자는 16,379명, 남성 피해자는 23,751명으로 나타났다. 파키스탄(9,937명)과 터키(2,282명, 여성 466명, 남성 1,816명)가 그 뒤를 이었고, 미얀마(2,098명) 역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인도네시아(847명, 여성 210명, 남성 592명)를 포함, 카자흐스탄(511명), 일본(289명), 한국(275명), 아제르바이잔(245명), 몽골(202명) 등도 상위 10개국에 포함되며 아시아 전역에 걸친 심각성을 드러냈다.
이러한 국가별 발생 건수 차이는 사회경제적 배경, 사법 시스템의 효율성, 문화적 요인 등 다각적인 분석을 필요로 한다.
계획적 살인 유형은 크게 개인 간 살인과 조직범죄 연루 살인으로 구분된다. 개인 간 살인은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배우자, 가족 구성원, 직장 동료 등 가까운 관계에서 개인적 갈등, 복수, 금전 문제 등으로 살인이 발생하며, 영아 살해, 존속 살해, 형제 살해와 같은 가족 구성원 대상 범죄도 이에 포함된다.
한편, 조직범죄 연루 살인은 갱단 구성원 간의 갈등, 세력 다툼, 청부 살인 등으로 발생하며, 총기, 흉기, 둔기, 차량 등 다양한 도구가 사용된다. 이는 갈수록 조직화, 지능화되는 범죄에 대한 법 집행 기관의 대응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번 UNODC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계획적 살인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효과적인 범죄 예방 및 수사 시스템 구축,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그리고 범죄 발생 원인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해결책 모색 등 다각적인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더 나아가, 국가 간 정보 공유 및 공조 수사 강화를 통해 초국가적 범죄 조직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