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GDP 4.95% 증가…가계소비·제조업 부진, 투자·수출 선전
5%대 성장률을 꾸준히 지켜오던 인도네시아 경제가 지난 3분기 4%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5일 인도네시아 통계청(BPS)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95%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기준 인도네시아 GDP 성장률이 5%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3분기(4.94%) 이후 1년 만이다. 지난해 4분기(5.04%)와 올해 1분기(5.11%), 2분기(5.05%)에는 5%대 성장률을 이어갔다.
3분기 성장률이 5% 아래로 떨어진 것은 GDP의 절반에 달하는 가계 소비가 부진한 탓이다.
지난 3분기 가계 소비는 의류 등에서 부진하면서 1년 전보다 4.9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의류와 신발 등 인도네시아 핵심 산업이 부진하면서 제조업 생산도 1년 전보다 4.72% 늘어나 전체 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인도네시아 의류 대기업인 스리 레제키 이스만(스리텍스)과 팬 브라더스는 재정난을 견디지 못 해 공장을 폐쇄하고 대규모 감원에 나서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 10월 인도네시아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6만명 감소했다.
또 S&P글로벌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기준점(50) 아래에 머물러 2021년 이후 가장 긴 침체기를 보내고 있다.
반면 인프라 건설 확대 등으로 투자는 5.15% 증가해 1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수출도 9.09% 늘어나며 선전했다.
인도네시아 수코르 증권의 아마드 미카일 이코노미스트는 “가계 소비 증가율이 4분기 연속 5% 아래에 머무르는 등 구매력이 약화하고 있다”며 정부나 중앙은행에서 큰 자극을 주지 않으면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취임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률을 5%대에서 8%대로 끌어 올리겠다며 각종 부양책을 고민하고 있다.
전국 모든 아동과 임산부 약 8천만명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고, 연 300만 가구의 주택 공급을 통해 부동산 경기를 살린다는 것이 대표적인 부양책이다.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 헬미 아르만은 지난 정부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의 효과를 봤지만, 이번 정부에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인도네시아 경제가 5% 이상 성장하려면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산업 정책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부. 연합뉴스 협약/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