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전 충격 무승부 딛고 월드컵 3차 예선 첫 승리
사면초가 몰렸던 홍명보, 10년 만의 대표팀 복귀 승 거두고 한숨 돌려
홍명보호가 막판에 터진 손흥민(토트넘)의 결승골을 앞세워 오만을 물리치고 출항 두 경기만에 첫 승리를 신고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0일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에서 황희찬(울버햄프턴)의 선제골과 손흥민의 결승골, 후반 추가시간 주민규(울산)의 쐐기골을 엮어 오만에 3-1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1-1로 팽팽하던 후반 37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도움을 받아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렸고 황희찬, 주민규의 골을 배달하는 등 1골 2도움의 맹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약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치른 1차전에서 0-0 무승부에 그친 홍명보호는 이로써 출항 두 경기만에 승리를 신고했다.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 속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데다 ‘약체’ 팔레스타인과 1차전에서 0-0 충격의 무승부에 그쳐 사면초가에 몰렸던 홍 감독은 원정에서 거둔 귀중한 승리로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한국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10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은 홍 감독은 2014년 3월 그리스전(2-0) 이후 10년 6개월 만에 A매치 승리를 지휘했다.
21년 전 ‘오만 쇼크’의 굴욕적인 역사를 지운 홍명보호다.
한국은 2003년 같은 곳에서 치른 중국 아시안컵 예선 맞대결에서 1-3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바 있다.
오만 원정에서 사상 처음으로 승리한 한국은 통산 상대 전적에서 5승 1패로 격차를 벌렸다.
한국은 요르단에 이은 B조 2위(승점 4·1승 1패·골 득실 +1)로 올라섰다.
한국은 내달 10일 요르단 원정으로 3차전을, 15일 홈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4차전을 소화한다.
이날 전반 4분 만에 이강인이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날린 왼발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상대 밀집수비를 깨뜨리기 위해 공격진이 지속해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황희찬이 전반 10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내며 선발 출전의 자격을 증명했다.
손흥민이 왼쪽에서 패스해주자 황희찬은 빠르게 페널티아크 왼쪽으로 전진하더니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을 골대 왼쪽에 꽂았다.
한국이 두 경기만에 넣은 3차 예선 첫 골이다.
한국 선수들은 킥오프 시점 기준으로 34도에 달한 무더위 탓인지 전반 중반부터 집중력이 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오만은 비교적 헐거웠던 한국의 왼쪽을 집요하게 헤집었다.
기세를 올리던 오만은 전반 47분 동점골을 뽑았다.
하리브 알사디가 왼쪽에서 올린 프리킥이 정승현(알와슬)의 머리를 맞고 골대로 들어갔다.
이는 정승현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앞서 다소 불필요해 보이는 파울로 프리킥을 내주고 옐로카드까지 받은 설영우(즈베즈다)의 플레이가 아쉬웠다.
한국은 후반 5분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암자드 알하르티와 경합하다가 파울을 얻어내 페널티킥 기회를 얻는 듯했다.
손흥민의 발을 알하르티가 차는 듯한 장면이 있었다.
페널티킥을 선언했던 주심은 비디오판독(VAR) 온필드리뷰를 약 4분 동안이나 하더니 판정을 번복했다.
홍 감독은 후반 23분 오세훈(마치다) 대신 이재성(마인츠), 설영우 대신 황문기(강원)를 투입했고, 한국은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에이스’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37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수비수 5명 사이에서 예리한 왼발 슈팅을 골대 왼쪽에 꽂았다.
한국은 후반 40분 박용우(알아인) 대신 정우영(울산)을, 후반 44분 황희찬, 이강인 대신 엄지성(스완지시티), 주민규를 투입했다.
무려 16분의 추가시간을 준 가운데 한국은 오만이 간간이 펼친 공격을 잘 막았고, 후반 56분 손흥민의 도움에 이은 주민규의 쐐기골로 승리를 매조졌다.
손흥민이 수비수 둘을 앞에 두고 왼쪽으로 공을 내주자 뒤에 있던 주민규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