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가동 차질…주민 생활고 더욱 악화 우려
미얀마 군사정권이 반군 공세로 위기에 처한 가운데 전력난이 심해지자 전기요금을 대폭 인상했다.
2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군정은 이달부터 단위당 최대 전기요금을 가정용은 기존 125짯에서 300짯, 사업용은 180짯에서 500짯으로 올렸다.
군정은 미국 달러 대비 미얀마 짯화 환율을 2천100짯으로 고정했지만, 암시장에서는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달러가 거래된다.
미얀마는 총생산 전력 60% 이상을 수력발전에 의존해 건기에는 만성적으로 전기 부족에 시달린다.
2021년 쿠데타 이후에는 내전과 국제 제재, 군부 정책 실패 등으로 외화난이 심각해지면서 전력 부족 상황이 더 악화했다.
화력 발전에 필요한 천연액화가스(LNG) 수입이 난항을 겪으면서 발전소 가동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지난달 싱가포르 업체 셈코프는 미얀마군과 반군 간 교전이 격화하자 안전 문제를 이유로 미얀마 만달레이에 있는 화력발전소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미얀마 국민과 사업자들은 전력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다 전기료까지 치솟아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CJ제일제당 자회사인 CJ피드 미얀마는 지난 5월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외곽에 있는 사료 공장을 잠정 폐쇄한다고 밝혔다.
당시 이 공장이 있는 산업단지는 국가 전력망에서 하루 4시간만 전기를 공급받았고, 공장들은 자체 발전기를 가동했다고 미얀마나우는 전했다.
전기료 인상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주민 생활고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양곤 남부 지역에서 채소를 파는 40대 주민은 “수입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매일 오른다”며 “전기료는 이미 높은 수준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정은 지난해 10월 말 북부 샨주에서 시작된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의 합동 공격 이후 국경 지역 주요 도시와 기지 등을 빼앗기고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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