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남중국해 세컨드 토마스 암초 부근에서 발생한 필리핀과 중국 해경선 충돌 사고와 관련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양측에 자제를 촉구했다.
11일 현지 매체인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외교부 팜 투 항 대변인은 이번 사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말에 “최근 평화와 안정을 해칠 수 있는 긴장이 조성된 데 대해 우려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들이 남중국해 ‘행동선언'(DOC)을 철저히 이행하고 평화적으로 갈등을 해소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들과 중국은 2002년 남중국해에서 무력 분쟁을 막기 위해 DOC를 채택했다.
그러면서 항 대변인은 “해상에서 모든 활동은 국제법, 특히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의거해야 한다”고 강조해 이번 사고의 책임이 중국 측에 있다는 점을 간접적 입장으로 표명했다.
UNCLOS에 따르면 각국은 해안가 370㎞ 구역 내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자연 자원에 대한 관할권을 지닌다고 명시돼있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의 세컨드 토마스 암초는 필리핀의 EEZ 내에 위치했으며 일부 필리핀 군 병력과 군함이 배치돼있다.
앞서 지난 5일 세컨드 토마스 암초 부근에서 보급 임무를 수행 중이던 필리핀 함정이 중국 해경선과 부딪혀 선체가 손상됐다.
또 보급선에 타고 있던 필리핀 병사 4명이 중국 함정이 쏜 물대포에 맞아 다쳤고, 군용 물자 수송 작업이 차질을 빚었다.
반면 중국 해경은 “우리 수역에 불법적으로 진입한 필리핀 선박에 대해 적법한 조치를 취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한다.
이에 필리핀은 국제상설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해 2016년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중국은 기존 주장을 고수해 필리핀과 베트남 등 인근 국가들과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