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내 82개 대기업 그룹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해외 계열사는 129개국에 걸쳐 모두 5,686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287곳보다 399곳(7.5%) 늘어난 것이며, 숫자로만 보면 82개 그룹이 거느리고 있는 국내 계열사 3,076곳보다 2,610곳(84.8%)이나 많은 것이다.
기업분석 전문업체인 한국CXO연구소는 8일 ‘2023년 국내 82개 그룹 해외 계열사 현황 분석’ 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이 연구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자산 5조 원 이상 그룹 기업을 대상으로 지정한 82개 대기업 집단이 공정위에 보고한 해외 계열사 현황을 기초로 조사를 진행했다.
그룹별로는 작년부터 2년 연속 ‘해외 계열사 최다’를 차지한 한화가 739곳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SK(598곳), 삼성(566곳), 현대차(410곳) 등이 따랐다.
그 다음은 △CJ(393곳) △롯데(204곳) △GS(156곳) △포스코(142곳) △네이버(105곳) 순이었다.
한화(739곳)는 지난해(637곳)보다도 102곳(16.0%)이 늘었다. 2년 전인 2021년(447곳)에 비해서는 무려 292곳(65.3%)이나 증가했다.
특히 미국 계열사가 지난해 198곳에서 올해 241곳으로 무려 43곳(21.7%) 늘었고, 스페인 계열사도 83곳에서 105곳으로 22곳(26.5%) 불어났다.
SK(598곳)의 경우는 올해 작년(541곳)보다 57곳(10.5%)이 늘어났다. 2년 전인 2021년(367곳)에 비해서는 231곳(62.9%)이나 크게 증가했다.
삼성(566곳)은 2021년까지만 해도 국내 그룹 기업 중 가장 많은 해외 계열사를 거느렸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최다 해외 계열사 보유 타이틀’을 한화에 넘겨줬다.
삼성은 지난 2018년만 해도 663개의 해외 계열사를 두었다가 그 이듬해부터 계속해서 계열사 수를 줄여왔다.
2018년(663곳)→2019년(626곳)→2020년(608곳)→2021년(594곳)→2022년(575곳)→2023년(566곳) 등으로 5년 동안 해외 계열사 97곳(14.6%)을 줄였다.
이와 관련, 삼성은 지난 2018년 87곳이던 중국 계열사를 올해 65곳으로 5년 새 22곳(25.3%)이나 덜어냈다. 다음은 영국으로 2018년 47곳에서 올해 32곳으로 5년 새 15곳(31.9%)을 줄였다.
현대차는 2021년 379곳→2022년 395곳→2023년 410곳 등으로 해마다 4%(15곳) 안팎의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321곳으로 올해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1,169곳보다 152곳(13.0%)이나 늘어난 수치다.
미국 계열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18.8%→2022년 22.1%→2023년 23.2%로 계속 높아져 국내 대기업들이 갈수록 미국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반증했다.
미국 다음은 중국으로 올해 845곳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미국에 비해 비중이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82개 대기업 집단 전체의 해외 계열사가 작년보다 400곳 정도 증가한 데 비해 중국에서는 겨우 5곳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이 차지하는 해외 계열사 비중도 작년 15.9%에서 올해 14.9%로 1%포인트 감소했다.
지난 2021년만 해도 중국(홍콩 포함) 계열사가 1,037곳으로 미국보다 152곳이 많았었다.
하지만 작년에 미국(1,169곳)이 중국(홍콩 포함/994곳)보다 175곳 많아지며 역전됐다. 올해는 미국이 중국(홍콩 포함)보다 322곳이나 앞서며 격차가 더 확대됐다.
중국과 관련해 흥미로운 점은 2020년 170곳이었던 홍콩 계열사가 2021년 163곳으로 줄더니 작년에는 154곳으로 더 줄었다는 사실이다. 올해도 작년과 같은 154곳에 머물렀다.
홍콩과 달리 싱가포르에서는 계열사가 점차 증가해 대조적이었다. 싱가포르 계열사는 2021년 167곳에서 작년 186곳으로 늘더니 올해엔 206곳으로 2년 새 39곳(23.3%)이나 증가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해외 계열사를 많이 둔 나라는 베트남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계열사는 작년 268곳에서 올해 299곳으로 1년 새 31곳(11.5%)이 늘었다. 베트남에 이어 △일본 210곳(작년 208곳) △프랑스 190곳(〃181곳) △인도네시아 187(〃166곳) △인도 154곳(〃142곳) △스페인 140곳(〃116곳) 등이 뒤따랐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는 작년과 올해 같은 12개 계열사를 두었고, 러시아에도 작년과 올해 공히 63곳의 계열사를 둔 것으로 조사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계열사를 늘리는 것은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한 긍정적인 활동”이라면서도 “그로 인해 우리나라 일자리 창출 기회가 줄 수 있다는 점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코노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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