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中 EV 생산 생태계 구축한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니켈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국으로 자원 확보에 적극 나서자 중국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전기차 생산 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중심에 자리매김하기 위해 직접 앞에 나서 중국 투자자, 중국 광산회사를 유치해 더 많은 전기차 배터리 공장, 니켈 광석 제련소를 건설하려고 한다.

◇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산업의 현황
지난 2월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2027년까지 전기차 배터리의 상위 3개 생산국 중 하나가 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생산량이 2035년까지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포함해 총 240만 대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코위 정부는 2015~2035년 국가산업종합계획에 전기차 생산을 포함했다. 2020~2024년간 국가 중기계획에도 전기차 인프라 구축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코로나 이후 인도네시아는 LG·현대, 대만 폭스콘 등 제조업체와 총 150억 달러가 넘는 12개 이상의 배터리 및 전기차 생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차는 2022년 3월 인도네시아에 첫 전기차 조립 공장을 열었다. 공장은 연간 25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아이오닉 5를 생산하기 위해 자카르타 인근 시카랑 공장을 활용하기로 했다.

테슬라도 인도네시아와 니켈 산업 및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거래를 위해 1년을 넘게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루훗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부 장관이 8월 머스크와 만나 투자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 중국 투자자 유치를 위한 노력
인도네시아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와 함께 청두에서 중국 CEO들을 만나 니켈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중국 광산 회사를 유치하여 더 많은 니켈 광석 제련소를 건설을 추진하려 한다.

중국 투자로 철강산업이 발전한 전례를 참고해, 이제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 중국 투자 유치를 확대해 과거의 성공전략을 반복하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2100만 톤으로 추정되는 세계 최대 니켈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세계 매장량의 약 22%에 해당한다. 이 나라에는 채광 니켈을 처리하는 니켈 제련소가 12개 이상 있다.

중국 투자자들은 그간 주로 광산과 제련소에 투자했다. 중국 투자 중 가장 큰 기업은 창신 지주그룹(Tsingshan Holding Group)이다. 세계 최고 스테인리스 스틸 생산업체로서 안정적 니켈 공급이 필수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광석을 가공하여 니켈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니켈 광석을 제련하여 니켈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과 가공 공장의 건설에 투자를 유치하려고 한다.

2014년에는 니켈 광석의 수출을 금지하여 광부들이 국내에서 광석을 가공하도록 강제하고, 이를 통해 니켈 생산에 가치를 더했다. 인도네시아의 첫 번째 배터리용 니켈 가공 공장은 2021년 5월에 준공됐다.

중국은 인도네시아의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처다. 인도네시아 정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는 중국에 659억 달러를 수출했고, 677억 달러를 수입했다. 인도네시아 투자 조정 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에 82억 달러로 싱가포르의 133억 달러에 이어 인도네시아에 두 번째로 큰 해외 직접 투자자였다.

인구 2억 7800만 명의 인도네시아도 중국 전기차 업체에 거대한 잠재적 시장이다. 중국도 인도네시아에 대한 진출을 적극적으로 고려 중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강점인 자원이 고갈되기 전에 배터리와 전기차 기술에서 강점을 지닌 중국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으려고 한다. 인도네시아 니켈 매장량은 20년 이내에 고갈될 전망이다. 그 이전에 중국으로부터 전기차 기술 이전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려고 한다. 인도네시아는 투자 수준과 상품이 수출용으로 지정되었는지에 따라 다년간의 세금 면제 및 수입 관세 면제와 같은 특별 재정 처리를 지원한다.

청두에서 열린 회의에서 인도네시아는 중국 투자자들에게 이전에 문제 됐던 복잡한 절차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기반 시설의 제약과 위압적인 관료주의, 인도네시아에 널리 퍼진 환경 오염과 노동 착취 등 반중국 감정의 해결도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중국 투자가들에게 토지 취득이나 인허가 등을 비롯해 투자에 장애가 되는 부분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중국 근로자를 위한 취업 허가증 발급 절차 간소화, 두 나라를 연결하는 직항로도 개설했다.

중국 최대 배터리 회사인 CATL은 2022년 4월에 인도네시아에서 6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배터리 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광산회사 PT Aneka Tambang(ANTAM)과 배터리 기업인 PT Industri Baterai Indonesia(IBI)와 협약을 통해 계획된 6개 배터리 프로젝트 중 5개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CATL이 프로젝트의 지분을 50% 이상 보유하고 운영에 대한 상당한 통제권을 행사하는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4월에도 CATL은 인베스트 인도네시아와 함께 전기차 산업을 돕기 위해 전기차 생태계 특별 펀드도 설립했다.

◇ 중국을 활용한 전기차 허브가 목표…장애도 많아
기업 감시 기관인 비즈니스 및 인권 리소스 센터(Business & Human Rights Resource Centre)는 2021년과 2022년에 18개국에서 중국 광산 이익과 관련된 102건의 남용 혐의를 확인했다.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가 27건으로 학대 혐의가 가장 많은 국가였다.

니켈 광산 채광산업은 한마디로 3D 업종(더럽고, 어렵고, 위험한)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정부가 중국의 채광 및 제련 기업에 대해 방어하고 보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는 오래전부터 누적된 관행이었다.

12월에는 중국인 소유 제련소에서 인도네시아 노동자 2명이 사망했다. 한 달 뒤 인도네시아 노동자 1명과 중국 노동자 1명이 안전 조건을 요구하는 시위 도중 숨졌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중국 기업에서는 근로 조건 개선과 환경 오염 피해 완화 등을 약속하고 있지만, 일반적 눈높이에 미달해 인도네시아는 물론 중국에서도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GlobalEcono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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