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선화 러브스토리 감동”…익산에 빠진 인도네시아 잼버리 대원들

익산 국립박물관 관람하는 잼버리 대원들 [익산 국립박물관 제공]

“서동과 선화공주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들으니 진한 감동이 밀려오네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에서 조기 철수한 인도네시아 소녀 리아(16)양은 서동과 선화공주에 얽힌 설화를 듣고 이들이 묻힌 익산 쌍릉에 관심을 보였다.

익산 쌍릉은 대왕릉과 소왕릉으로 구성된다. 대왕릉에는 익산에 미륵사라는 거대한 사찰을 세운 무왕, 소왕릉에는 무왕 비인 선화공주가 각각 묻혔다고 알려졌다.

전날 원광대학교 기숙사에서 하룻밤을 보낸 인도네시아 잼버리 대원 160명은 9일 오전 국립익산박물관을 찾아 ‘박물관 속 고도(古都) 익산 여행’을 즐겼다.

알위(17)양은 “미륵사지와 국립익산박물관 건물 및 풍경이 너무 예뻤다”면서 “전시를 통해 고대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며 만족해했다.

그러면서 “학습지를 풀며 전시를 관람하니 더욱 이해가 잘 되었다”며 쪼그려 앉아 유심히 안내 책자를 보는 등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익산 국립박물관서 안내 책자 보는 잼버리 대원
익산 국립박물관서 안내 책자 보는 잼버리 대원

특히 대원들은 ‘서동은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 선화공주가 아름답기 그지없다는 말을 듣고 신라로 들어가 마를 어린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며 서동요를 퍼뜨려 선화공주와 짝을 맺었다’는 설화를 듣고 감성적인 사랑에 흠뻑 빠져들었다.

인도와 몽골의 잼버리 대원들도 이날 오전 실제와 거의 흡사하게 지어진 익산시 교도소 세트장에 도착, 세트장에 들어서며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호기심을 보였다.

이들은 교도소라는 부정적 이미지에 잠시 얼굴이 굳어지기도 했으나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호러 홀로그램 페스티벌’ 홀로그램과 공포 콘텐츠를 활용해 실감 나는 체험이 가능하다는 설명에 이내 밝은 얼굴로 되돌아왔다.

익산교도소세트장, 공포 체험
익산교도소세트장, 공포 체험

한 몽골 대원은 “죄수복을 입어보고 감옥 속에서 인생 사진 찍기 등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니 신기하다”며 쉴 새 없이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대원들은 국내 유일의 익산 교도소 세트장에서 ‘이로운 사기’, ‘신성한 이혼’, ‘타짜’, ‘7번 방의 선물’ 등 총 280여 편의 한국 인기 드라마와 영화를 촬영했다는 설명에 눈이 반짝거렸다.

한 인도 참가자는 “귀국하면 이곳에서 촬영한 한국 드라마를 찾아볼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익산 교도소 세트장 드라마 촬영
익산 교도소 세트장 드라마 촬영 [익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이들은 황등면에 있는 아가페 정원에서 그간의 피로를 씻어냈다.

일부 참가자는 “새만금 숙영지는 나무가 없는 탓에 강한 햇볕에 그대로 노출돼 활동하기 쉽지 않았는데, 즐비하고 웅장하게 늘어선 메타세쿼이아 나무 그늘에 있으니 땀도 나지 않고 호흡이 편안해져 위로받는 듯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대원은 30분가량 버스를 타고 익산 체육관으로 이동해 익산 ‘청년식당’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준비한 도시락을 맛있게 먹은 후 일정표를 보며 오후 일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은 원불교 총부와 미륵사지 등을 둘러보고 원광대로 돌아와 저녁 식사와 휴식을 한 뒤 오후 7시 30분부터 한국의 전통 무술인 택견과 풍물놀이 등 문화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다.

익산경찰서도 2천100여명의 대원이 원광대 기숙사에서 숙영하며 11일까지 익산지역 문화탐방 등 영외활동을 하는 만큼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30여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순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너와 나 우리 모두 친구

'만나면 좋은 친구'머드축제장 방문한 잼버리 대원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대원들이 9일 오후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머드축제장을 찾아 이색 축제를 즐기고 있다. 2023.8.9

한편, 제6호 태풍 ‘카눈’이 강한 비바람을 몰고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서울시는 10일 예정됐던 잼버리 대원 야외 프로그램을 모두 취소했다.

이에 따라 이날은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들이 참여하는 모든 행사와 프로그램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상암DMC, 롤파크 등 실내에서만 진행된다.

새만금에서 서울로 옮겨온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참가자들이 서울의 여름밤을 뜨겁게 달궜다.

9일 밤 광화문과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열린 ‘웰컴 투 서울 댄스나이트’ 행사에는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 2천500명이 참여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서울시는 서울로 온 각국 잼버리 대원을 위한 문화프로그램을 이날부터 본격 운영했다.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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