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70주년 한국 인도네시아 ‘고똥로옹 코레아 인도네시아’로 부흥시대 열자

(2015년 1월 5일)

유난히 대형 사건사고가 많았던 한 해가 지기도 전에 또 항공기 추락사고가 발생해 새해 첫날을 흥분보다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보내고 있다.

2015년 을미년 양의 해가 밝았다. 온순하고 융합을 잘하며 무엇보다 이해심이 많은 양의 성품처럼, 올 한해는 한인사회에서 대립과 반목을 벗어나 서로를 배려해주는 평안하고 풍성한 한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희망찬 을미(乙未)년 올해는 광복과 분단 70년이 되는 해로, 우리 현대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해이다. 또한 2000여 한인들이 일본군 군속으로 인도네시아에 와서 독립을 맞은 지도 70년이 되었다.

우리 어른들은 일본 제국주의 지배로부터 나라를 되찾고, 자유민주주의 토대 위에 나라를 세우고, 북한의 남침에 맞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을 바쳤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우리 어른들은 비록 군속병과 위안부로 끌려왔지만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몸으로 저항했다.

우리의 어른들은 조국의 ‘광복’과 ‘건국’뿐만 아니라 나아가 인도네시아 독립과 문화운동에도 음양으로 기여했다. 가룻영웅 묘지에는 양칠성 열사와 영화계의 영원한 스승 허영 감독 외에도 수없이 많은 분들이 잠들어 있다.

1998년 사태에도 우리 한인들은 철수보다는 생존을 택했고, 이를 본 현지인들이 앞장서 우리의 공장과 가정을 지켜주고 보호해 주었다.

인도네시아 민주주의와 문화진흥을 위해 애쓴 우리 어른들로부터 이어받은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우리 한인들은 70년동안 어려운 세월을 딛고 인도네시아에서 기적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
5만여 한인과 2000여 한인 진출기업은 인도네시아 안팎으로 밀려오는 숱한 역경과 도전을 헤쳐 오면서, 인도네시아가 불과 반세기 만에 세계 경제대국으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조성에 일조했다.
2015년, 양국은 광복과 독립 70주년의 해를 맞아 ‘상부상조하는 인도네시아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많다.

인도네시아 빤짜실라 건국이념과 대한민국 독립선언문의 애국정신을 기리고 다시서는 대한민국과 인도네시아가 되어야 한다. 2014년 10월 20일 조코위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GOTONG ROYONG을 외쳤다. 상부상조 협동정신을 강조했다.

올해는 양의 해이다. 양은 겉보기에는 순하고 연약한 것 같다. 하지만 함께 무리를 지으면 한 방향으로 힘을 모아 나아가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 올해 우리는 인도네시아와 함께 양의 단결과 단합으로 미래지향적인 성찰을 통해 ‘고똥로용 인도네시아 한인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강력해진 규제와 법규에 두려움과 비관론 넘어야

인도네시아에서 5만 한인들은 새해를 시작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각종사고와 자연재해 그리고 어느 때보다 강력해진 규제와 외국인 거주허가…..한번 해보자는 새해 다짐조차 힘이 없다. 상반기를 넘길 회사가 얼마나 될까? 루피아 환율이 강세로 돌아서면 얼마나 버티나? 한인경제 저성장에 대한 두려움과 비관론만이 지배하고 있다.

정치적 불안도 한 몫을 한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조코위 정부는 얼마나 강력한 리더십으로 경제개혁에 효과를 낼까? 이제 법대로 하겠다며 법치국가의 준법 규정에 한인사회가 커다란 긴장감에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집중단속이라는 명목아래 한인사회가 타겟이 아니냐고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이러다간 한인사회에 2, 3년 내에 큰 쇼크가 올 것이라는 저주만 넘친다.

이에 아시아개발은행 ADB는 올 인도네시아 성장률을 5.6%에서 5%로 낮춰 잡았다. 중앙은행도 5%로 경기침하를 우려한다. 구조개혁이 없으면 5% 미만도 각오해야 한다는 경고를 내고 있다. 거기에다 인도네시아 달러머니를 잡고 있는 석탄 등 주요 원자재 바닥세를 걷고 있다.

외국인으로서 인도네시아 국가 시스템을 더 이상 논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칠 줄 모르는 최저임금 인상은 최근 5년 사이 110% 가까이 폭등했다. 주변 경쟁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인도네시아 생산성에 기업인들은 고개를 젓고 있다.

한인기업 졸면 죽는다, 기업혁신으로 돌파하자

한인기업들은 올해 그야말로 360도 사방이 지뢰밭이다. 글로벌 경제를 봐도 미국만 잘나갈 뿐이다.

중국, 일본은 저성장과 반토막 난 원자재 값에 외환보유고도 심상치 않다. 만일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루피아화는 요동을 칠 것이 뻔하다.

일대 전환점이다. 새로운 전략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 간판기업들조차 기존 수익원이 점차 말라가는 추세라는 것은 다를 알고 있다. 불확실시대에 예측불허다. 기존 전략으로는 생존을 보장하지 못한다. 이런 식의 전략으로는 그간 70년간 피눈물로 쌓아온 금자탑이 무너질 것이다. 기업을 회생시킬 진정성있는 개혁이 불가피하다. Information은 충분하지만 Transformation은 아직도 멀었다.

‘인도네시아에서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는 식으로 넘어가다간 2~3년 내엔 한인사회에 엄청난 위기가 올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호주 미국 등 강국들이 줄지어 섰다. 선택권은 인도네시아에게 있다. 그들이 능력 없는 국가 기업을 선택해 줄 리 없다.

고똥로용
꼬레아 인도네시아는
공동운명체

바꿀 수 있는 것은 다 바꾸고 미치도록 일하고 변화하고 혁신하여 한인 경제성장 10%를 선점하자.

2015년, 올해는 우리 한인역사의 한 고비라고 할 수 있다. 요동치는 역사의 격류 속에서 우리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아야 할 때다. 지난 10년간 한국 인도네시아 황금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70년째로 접어드는 인도네시아 한인사회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슬픔과 절망 고통을 극복하고 한국 인도네시아 독립 70주년을 맞는 을미년 새 아침에 우리의 마음을 다짐하자.

후손에게 물려줄 한인사회가 소중하기에 현지인들과 함께 고똥로옹(상부상조)하며 유산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공동 운명체를 만들자.

한인포스트는 올해로 창간 10주년을 맞이한다. 한인포스트가 올해 주제를 ‘고똥로용 코레아 인도네시아’로 정한 것은, 70년 동안 다져온 한인사회를 단합과 부흥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이 현지사회에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글. 정선/ 한인포스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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