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24일 기준 주요 해외유입 감염병의 발생은 전년 동기간 대비 10배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줄었던 해외여행이 다시 증가함에 따른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가정의 달을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국민들의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위한 예방수칙 및 주의사항에 대해 안내했다. 특히 질병관리청은 최근 국외발생 및 해외유입 등을 고려하여 각별히 주의해야 할 6종의 감염병을 선정했다.
모기에 물려 감염될 수 있는 모기매개 감염병은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모기 서식지가 확대되고 개체수가 증가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해외방문 후 모기매개 감염병으로 신고된 환자 수는 현재까지 총 57명으로, 전년 대비 714.3% 급증한 수준이다. 특히 주의해야 하는 모기매개 감염병으로는 △뎅기열 △치쿤구니야열 △지카바이러스감염증 △말라리아 등이 있다.
뎅기열(Dengue fever)
뎅기열은 129개국에서 매년 1억 명 이상이 감염되는 질환으로, 특히 최근에는 베트남,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방문한 환자에서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5~7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열, 두통, 근육통, 관절통, 홍반 및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일주일 정도 지나면 특별한 치료 없이 저절로 상태가 호전되지만, 일부는 중증 뎅기열로 진전되기도 한다.
뎅기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는 없지만, 대증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평균 치사율은 약 5%이다. 다만, 조기에 치료하면 1%, 치료 시기가 늦으면 20%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치쿤구니야열(Chikungunya fever)
치쿤구니야열은 전 세계 110개국 이상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특히 최근에는 파라과이,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에서 대규모 환자 발생이 확인됐다. 동남아시아도 태국, 필리핀 등에서 다수 환자 발생이 확인되고 있다.
치쿤구니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12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급성 발열, 관절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외에도 두통, 근육통, 관절 부종 또는 발진 등의 증상이 있으며, 피로가 수 주까지 지속될 수 있다. 치쿤구니야열 역시 특별한 치료제는 없으며, 대증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
지카바이러스감염증(Zika virus infection)
지카바이러스감염증은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 선포 이후 발생 보고는 전반적으로 감소세이나, 약 89개국의 풍토국가에서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카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3~14일의 잠복기가 있다. 반점구진성 발진과 함께 발열, 결막염, 관절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데, 감염자의 약 80%가 감염되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불현성 감염자다.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로 대부분 회복된다. 지카바이러스감염증은 감염자와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 가능하므로 증상여부와 상관없이 여행 후 최소 2달간 성관계를 피하는 것이 좋다.
말라리아(Malaria)
말라리아는 2021년 기준 전 세계 84개국에서 발생하여 약 2억 4,700만 명의 환자와 약 61만 9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질병부담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특히 해외에서 감염될 수 있는 말라리아는 병원성이 높은 열대열 말라리아로, 중증 진행 위험이 크고 합병증 및 치사율도 높아 신속한 진단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국내 삼일열 말라리아의 경우 두통, 식욕부진, 오한과 고열이 나타나고 체온이 상승하여 심하게 춥고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완치되며, 사망 사례 또한 거의 없다.
그러나 해외유입 중증 말라리아의 경우 치명율이 높다. 따라서 말라리아 유행지역을 가는 경우에는 여행 출발 1~2주 전에 반드시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국가별 발생하는 말라리아 종류 및 약제에 대한 내성이 다르므로 이를 고려한 예방약을 처방 받아 정해진 복용 수칙에 맞게 복용하도록 한다. 말라리아 치료는 항말라리아 약제를 경구로 투여하거나 중증인 경우 정맥주사가 필요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모기매개 감염병의 예방을 위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여행 중 긴 팔 상의 및 긴 바지 착용, 모기 기피제 사용 등의 준수를 요청했다.
홍역(Measles)
홍역은 전염성이 매우 강한 호흡기 감염병으로, 최근 인도,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다수 환자 발생이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홍역 예방백신(MMR) 미접종자 및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은 해외여행 중 홍역에 감염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2020년 해외유입 환자 발생 이후 2년간 발생이 없다가 올해 해외유입 홍역 확진환자가 3명 확인된 바 있다.
홍역에 걸리면 초기에 감기처럼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고열과 함께 얼굴에서 시작해서 온 몸에 발진이 나타난다. 홍역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며, 홍역에 대한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 홍역 환자와 접촉할 시 감염률이 90%에 이른다.
대개는 특별한 치료 없이 대증요법만으로도 호전 경과를 밟지만, 중이염, 폐렴, 설사, 구토 등의 합병증이 있는 경우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다행히도 홍역은 MMR 예방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홍역 유행 지역의 해외여행을 계획한다면 여행 전 홍역 예방백신(MMR)을 2회 모두 접종하였는지 확인하고, 2회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 출국 4~6주 전 2회 접종을 완료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여행 중에는 감염예방을 위해 손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콜레라(Cholera)
콜레라는 최근 아프리카와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해당 지역 해외여행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콜레라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감염되는 수인성 식품매개 감염병으로, 2023년에는 아직 환자 발생이 없으나 2017년 이후 발생한 8건 모두 해외유입사례였다.
감염 시 쌀뜨물과 같은 수양성 설사와 구토를 동반하며, 감염자의 5~10%에서 심한 증상이 나타나 탈수, 저혈량성 쇼크 및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식품매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을 자주 씻고, 충분히 익힌 음식을 섭취하고, 위생상태가 불분명한 물과 음식은 먹지 않는 등 개인 위생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귀국 후 의심증상 발생 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의료진에게 해외방문 이력을 알리고, 신속한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이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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