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中의 친중국가 대거 가입 추진에 기존 회원국 우려”

BRICS 가입 국가

19개국 가입 요청…중국, 美 압박 맞서 브릭스 영향력 확대 꾀해
인도·브라질 등, ‘서방 vs 브릭스’ 구도 걱정…인도네시아 가입 표명

중국이 브릭스(BRICS)에 친중 국가들의 대거 가입을 추진하면서 다른 회원국들로부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중국이 갈수록 거세지는 미국의 경제·안보 압박과 제재에 맞서 브릭스의 결집을 강화하고 브릭스 내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으나, 기존 회원국들의 견제 심리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닐 수클랄 브릭스 대사는 “13개국은 공식적으로, 6개국은 비공식적으로 브릭스 가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이에 따라 6월 2∼3일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브릭스 확장이 논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는 2006년 창설됐으며, 2010년 남아공이 합류하면서 신흥경제 5개국 모임으로 확정됐다. 남아공은 올해 브릭스 의장국이다.

작년 의장국이었던 중국은 서방의 압박과 제재에 맞서 자국의 영향력을 증대할 목적으로 브릭스 회원국을 늘리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로 수십 년간 앙숙 관계를 풀고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브릭스 가입을 공식 요청했고, 아르헨티나·알제리·이집트·바레인·인도네시아 등도 가입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나머지 4개 회원국의 2배 이상인 상황에서 친중 국가들이 브릭스에 합류하면 무게추가 중국으로 급속히 쏠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기존 회원국들로부터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브릭스가 중국 의지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상황을 염려하는 것이다.

브릭스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주도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체제에 맞서 개발자금 조달 메커니즘을 만들겠다는 공감대가 있다. 개발도상국 개발에 적극적인 남남협력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를 위해 브릭스는 신개발은행(NDB)을 2015년 설립했다. 지난 13일 상하이에서 열린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의 NDB 총재 임명식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참석하기도 했다.

또 연간 교역 규모가 1천500억 달러(약 201조원) 수준인 중국과 브라질이 양국 통화인 위안·헤알화로 무역대금 결제를 추진하는가 하면 인도와 러시아는 루피·루블화 무역협정 부활을 검토하는 등 ‘달러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장기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는 중국과 위안·루블 거래를 대폭 늘리는 한편 정치·외교·군사·안보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미국 등에 맞서는 형국이다.

그러나 인도·브라질·남아공은 미국이 중국을 뺀 인공지능(AI)·첨단 반도체·희소 광물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대만 문제를 중심으로 대중 압박 강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자칫 미중 대립에 휩쓸릴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특히 친중국 국가들이 브릭스에 회원국으로 대거 합류하면, 브릭스가 미국을 포함한 서방에 맞서는 구도가 짜일 수도 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7개국(G7)은 일본에서 외교장관 회의를 갖고 우크라이나 침략국인 러시아를 지원하고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축소하자는 방안까지 논의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러시아 감싸기를 지속하고 브릭스 내에서 영향력이 확대되면 ‘서방 대 브릭스’ 구도가 점차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c) 연합뉴스 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