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금 52조 더 걷었지만 나라살림 적자 117조 사상최대

한국 국가 채무

‘추경 재원’ 2.8조 남기고 채무 상환은 1.2조 그쳐

작년 한국정부의 국세 수입이 1년 전보다 50조원 넘게 늘었지만, 나라 살림 적자는 120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출에 쓰고 남은 세금 가운데 국가채무 상환 규모는 1조원에 그쳤다.

한국 정부는 4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2022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 나라살림 적자 26.4조↑…정부 전망치도 웃돌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세입은 573조9천억원으로 전년도 결산 대비 49조8천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세금으로 걷힌 국세 수입(395조9천억원)이 전년 대비 51조9천억원 늘었다.

세외 수입(178조원)은 2조1천억원 감소했다.

총세출은 559조7천억원으로 전년보다 62조8천억원 증가했다.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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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총수입(총세입+기금 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64조6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은 전년도 결산치(-30조5천억원)보다 34조1천억원 확대됐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117조원 적자를 나타냈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수정한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 전망치(110조8천억원)를 6조2천억원 웃도는 수준이다.

적자 규모는 전년(-90조6천억원)보다도 26조4천억원 늘었다.

이로써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회계연도(112조원)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5.4%까지 치솟았다.

세금이 1년 전보다 50조원 넘게 더 걷혔는데도 나라 살림살이는 오히려 악화했다는 의미다.

이 시기 정부는 막대한 세수를 확보하고도 빚을 갚기보다는 지출을 늘리는 데 치중했고, 출범 직후인 지난해 5월 추경을 통해 수십조원의 현금을 뿌렸다.

실제 재정 활동과 연관이 크지 않은 사회 보장성 기금 수지는 52조5천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기금별로는 국민연금이 52조7천억원 흑자를 나타냈고, 이외 사학연금(6천억원), 산재보험(6천억원)도 흑자였다.

고용보험은 1조3천억원 적자였다.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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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금 쓰고 남은 돈 9.1조원…작년 못 쓴 예산 13조원

지난해 걷은 세금에서 지출하고 남은 금액인 세계잉여금(결산상 잉여금-다음 연도 이월액)은 9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채무 상환액은 1조2천억원에 그쳤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일반회계 세계잉여금(6조원)은 지방교부세 정산과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을 거친 후 채무 상환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국채를 상환하고 남는 2조8천억원은 세입에 이입하기로 했다.

이는 국회 동의 없이 추경 예산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금액이다.

나머지 특별회계 세계잉여금(3조1천억원)은 각 회계 근거 법령에 따라 자체 세입 조치를 하는 데 쓰인다.

지난해 예산에서 다 쓰지 못한 불용액 규모는 12조9천억원이었다.

이는 2014년(17조5천억원) 이후 8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다만 종합부동산세 감소에 따른 지방 교부세 축소와 코로나19 대응 사업 종료 등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실제 불용액 규모는 5조원 수준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결산을 계기로 재정건전성에 대한 보다 엄중한 인식하에 정부부터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재정준칙 법제화 등을 통해 건전재정 기조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도 이번 회계연도 결산 내용을 반영해 무분별한 현금지원 사업 등 도덕적 해이와 재정 누수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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