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아웅산 수지 정당 NLD 해산

쿠데타로 집권 중인 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지 전 국가고문(사진)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비롯해 40개 정당을 해산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8일 밤(현지시간) 미얀마 군부는 NLD와 다른 39개 정당이 총선을 위한 등록을 하지 않아 이날 자동 해산됐다고 밝혔다.

지난 1월26일 군부는 올해 총선을 치르겠다며 정당등록법을 도입했다. 총선 출마를 희망하는 정당은 요건을 갖춰 60일 이내로 새로 등록을 마쳐야 한다는 내용이다.

등록을 위한 조건은 매우 강화됐다. 등록 후 90일 이내 당원 10만명을 모집해야 하는데, 이는 기존 1000명에서 크게 늘어났다. 또 180일 이내에 전국 330개 지역 중 절반 이상에 사무실을 열어야 한다.

기존 정당이라 하더라도 이 법의 규정과 시한에 따라 등록하지 않을 경우 자동 해산된다. 해산된 정당의 자산은 정부에 귀속된다.

이 법을 두고 군부에 가장 위협적인 경쟁 상대인 NLD의 해산을 노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쿠데타 이후 NLD 주요 인사 상당수가 투옥됐거나 해외로 도피해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길 때문이다.

NLD를 이끌었던 수지 전 국가고문은 현재 선동 등 혐의로 징역 3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NLD 소속 의원 80명과 당원 1232명은 구금 중이며, 의원 2명과 당원 84명은 살해됐다.
NLD를 포함한 민주세력은 군부가 주도하는 총선에 저항한다는 의미에서 일찍이 정당 등록을 거부했다.

NLD가 해산되면서 이번 총선이 군부의 집권 연장을 위한 발판이 되리란 우려가 한결 더 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선거는 군부정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휩쓸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은 “국민 대다수는 군부의 통제를 합법화하기 위한 투표에 반대한다.

군부가 투표를 강요하고, 저항세력이 이를 방해하려 한다면 폭력은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며 “미얀마에서 근래 가장 피비린내 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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