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세 7→8% 싱가포르… 오히려 소비 늘리는 젊은층, 이유는

1월 1일을 기해 부가가치세(GST) 세율을 7%에서 8%로 인상하는 싱가포르에서 젊은층 사이에서는 연말에 소비를 늘리는 트렌드가 있다고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세금 인상이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한 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것 하고 살자)’ 트렌드를 강화한다는 분석이다.

신문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2022년 중에 시계나 가구, 가전 등 돈이 많이 드는 품목에 지출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생겼다고 한다. 자영업자인 응이양(26)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여행을 네 번 가려고 표를 미리 끊어놨다”고 말했다.

부가세 인상으로 항공권 가격이 떨어질 것 같지는 않아서 미리 구매를 했다는 이야기다. 부가세 인상으로 인해 일상 생활비가 쪼들릴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그는 “해외 여행 비용을 줄이느니 싱가포르 국내에서 검소하게 살겠다”는 입장이다.

3월 결혼 예정인 아만다 운은 결혼식장 비용을 연내에 지불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그는 결혼식에 손님 100명을 초대, 결혼식장비로 1만6000 싱가포르 달러(약 1508만원)를 지불할 예정이다. 세금이 오르면 10여만원을 더 지급해야 한다.

신문은 2007년 GST 인상 당시에는 소비가 위축됐지만, 지금은 욜로 트렌드로 소비가 줄지 않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소비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송승운 CIMB프라이빗뱅킹 경제학자는 “싱가포르 젊은층은 부모 세대에 비해 기술이 좋고 직업을 더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직업 안정성에 대한 걱정을 덜 한다”면서 “그들은 부모세대보다 높아진 부가세율에 빨리 적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싱가포르 야당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는데 부가세를 인상하는 것은 노인과 저소득층에 취약하다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월 8%가 되는 부가세율은 2024년 1월에는 9%로 인상된다. 싱가포르의 지난달 인플레이션율은 5.1%다.

싱가포르는 1994년부터 부가세를 도입했다. 3%였던 부가세는 2003년 4%, 2004년 5%, 2007년 7%로 올랐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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