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강달러’의 해…”美달러화 가치 9%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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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달러강세 진정 전망 다수…추가상승 예상도

미국 달러화 가치가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16개 주요 통화 대비 약 9% 상승했지만, 연말로 오면서 고점 기준 상승분의 약 절반을 반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23년에는 강달러가 주춤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진단했다.

16개 주요 통화와 비교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WSJ 달러지수는 지난 28일 기준으로 올해 8.9% 상승했다. 이는 2014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고점을 찍은 지난 9월 27일에는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상승폭의 절반 가까이 반납한 상태다.

당초 지난해 달러 가치가 이처럼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반영해 달러 가치가 오른 상태여서 대다수는 올해 추가 상승 여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일부 투자자는 달러 가치가 이미 과대평가된 상태라면서 가치 하락을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식량 가격 급등 등의 요인으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하고 길게 이어지고, 연준도 이에 대응해 불과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4%포인트나 끌어올리면서 달러도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 초강세로 인해 상대적으로 다른 통화의 가치는 급락했다.

유로화는 2002년 전면 도입 후 사실상 처음으로 ‘1유로=1달러’ 선이 지난 7월 무너졌다.

영국 파운드화도 지난 9월 달러 대비 가치가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일본 엔화의 달러 대비 가치도 1990년 이후 최저치까지 추락했다.

무역·금융 기축통화인 달러의 초강세는 밀 같은 원자재와 미국산 제품의 가격을 비싸게 만드는 역할을 해 다른 나라의 인플레이션을 가중했다.

그 결과 스리랑카 같은 빈국은 연료·식량 구매에 보유 외환을 소진하면서 위기에 빠져들었다.

또한 최근 가나가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을 시작하는 등 달러 표시 외채가 여러 신흥국의 외환위기를 불러왔다.

에스워 프리사드 미 코넬대학 교수는 주요 신흥국은 위기 근처에도 가지 않았지만, 강달러가 소외된 저소득 국가 등 세계의 많은 나라에 영향을 준 조용한 위기를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많은 투자자는 내년에는 강달러가 더욱 진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헤지펀드 ‘유라이즌 SLJ 캐피털’의 스티븐 젠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시장이 미국 경제의 심각한 구조적 결함에 다시 집중하면서 내년에는 달러의 주요 통화 대비 가치가 10∼1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주요 10개국(G10) 환율 연구 책임자인 스티브 잉글랜더도 중국 일상 회복의 영향 등으로 다른 나라의 성장 전망이 개선되면서 내년에는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JP모건체이스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지 않는 한 달러화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면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가 내년에도 5%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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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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