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포스트 신년사] 2023년 다시 일어서자. 인도네시아 한인 동포!

태극기와 무궁화 문양에 소망의 메세지를 적고 있는 인도네시아 한인동포. 사진 한인포스트

다시 시작하는 ‘다사다난’의 계묘년 새해 첫날의 태양이 떠올랐다.

다사다난의 다른 이름은 복합위기, 다중위기, 신냉전 갈등, 세대와 젠더 갈등의 외적 위기보다는 한인 실물경제 위기라는 현실적 문제가 손바닥에 올려져 있다.

올해 한인경제 실물 경기의 어려움은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코로나19의 긴 터널은 끝이 보이지만 더욱 거세지는 우크라이나 발 정치 경제 위협과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 선진국 경기불황으로 인도네시아 한인경제의 대내외 환경은 남방의 나라에서는 아직 한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해가 밝았지만 올해 글로벌 경제 여건은 녹록지 않다.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별로 없다. 우선 세계경제가 좋지 않고, 그러니 우리 한인경제의 핵심 동력인 봉제 신발 전자 수출과 내수도 어렵다.

오더를 주문하는 바이어 선진국들이 제로 성장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2차 오일쇼크 때인 1980년,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코로나19 대유행 펜더믹 2020년 이후 최악이다.

이에 한인경제는 오더급락에다 고물가·고금리, 고용절벽으로 공장마다 가동률은 최저상황으로 최악 상황을 맞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고금리로 전환하면서 투자와 소비가 움추려들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물가 안정과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5개월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섰다. BI는 기준 금리로 활용되는 7일물 역환매 채권(RRP) 금리를 5.25%에서 5.5%로 0.25%포인트 올렸다고 12월 22일 밝혔다.

자원강국인 인도네시아는 자원을 경제 무기화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가 물가 안정을 위해 2023년부터 다시 팜유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지난 해 내내 팜유 수출을 놓고 규제 강화와 완화를 반복하며 가격을 조절해 왔다.

2023년 6월부터 알루미늄의 재료인 보크사이트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고 니켈 원광석 수출 금지 등 여러 자원을 정치 경제화하고 있다.

이에 인도네시아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기업들은 규제는 많고 원가는 오르고 판매는 시들하니 해외투자 여력에 망설임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나라 안팎의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인기업 지사들은 올해 어려움을 이겨내고 과감하게 투자해 보자고 본사에 보고서를 제출하기가 어렵다.

하나같이 쉽지 않은 일이 아니다.

인도네시아 정부 연립여당은 고용창출법 위헌 요소를 막기위해 대체 정부령을 12월 30일 세밑에 전격 발표했다.

또한 정부당국은 고용창출법 파생법인 임금관련 정부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산정과 적용관련 2022년 노동부장관령을 발표해 경제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기업의 죽음의 종소리라는 해고 쓰나미 사태에 직면한 경영자들은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다.

11월 신형법 국회통과로 인도네시아 환경에 낯설은 외국인들은 정부의 사회 통제와 외국인 규제로 받아들인다.

정치권발 포퓰리즘에 경제정책이 자주 변하게 되면 외국인 투자는 일단 접고 본다.

또한 2024년 5가지 동시선거를 하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어 당선자에 따라 경제 여건이 바꿔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투자에 발목을 잡고 있다.

대선 후보자에 따라 신수도 이전과 경제정책이 정치 바람을 탈 것으로 보지만 한인 경제는 이를 대비할 여력도 없어 보인다.

한인사회에 2023년 새해가 밝아 다들 ‘희망’의 메세지를 전하지만 자신찬 모습은 많지 않다. 30~40% 오더 감소는 보통이고 어느 업체는 60% 감소하다보니 아예 공장을 가동할 수 없어 임시 휴업을 고지했다고 한다.

이로 인한 한인사회 경기후퇴와 고금리, 고물가는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경제적 시련이 예고돼 있다.

2022년 12월 31일 자정에 새해를 맞는 자카르타 시민들이 호텔인도네시아 분수대로 몰려들고 있다.
2022년 12월 31일 자정에 새해를 맞는 자카르타 시민들이 호텔인도네시아 분수대로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2023년 희망의 소리는 울렸다.

조코위 대통령은 3년간의 코로나19 ‘사회활동제한규정 PPKM’을 해제한다고 지난 12월 30일 발표했다.

코로나19가 더이상 인도네시아 경제와 사회를 지배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으로 이제 새해는 ‘새로운 도약’으로 갈 것이라며 중국발 코로나 대란에도 불구하고 빗장을 확 열었다.

또한 인도네시아 경제를 가늠하는 2022년 11월 무역수지가 31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앙 통계청(BPS)은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상품 무역 수지가 51억 6천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12월말에 보고했다. 상품 무역수지 흑자는 2022년 10월 56억7000만 달러에서 감소했지만 경쟁국가에 비하면 대박수준이다.

또한 지난 해 10월까지 인도네시아를 찾은 외국인은 392만 명으로 당초 목표치인 360만 명을 넘어섰다. 또 이를 통해 얻은 외화 수익은 42억6천만 달러(약 5조 4천억 원)로 지난해 관광 분야 외화 수익 4억9천만 달러(약 6천억 원)의 8.7배 수준으로 지난해의 10배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인경제의 복합·다중의 ‘위기 방정식’을 단번에 풀어낼 방법은 없나?

위기극복 체질에 담대한 변화, 시스템 전반의 대대적 정비와 구조개혁 그리고 강한 의지가 답이다.

무엇보다 인도네시아 한인경제인들은 ‘각자도생’의 경영을 체득하고 있다. 그간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역병 대란과 수십년간 정치적 위기속에서도 각자 생존력을 키워왔다.

인도네시아는 고통로용(Gotong royong 상부상조)를 좋아한다

이에 인도네시아 동포들도 서로의 연대 끈을 놓지 않는 동포 의식에 있다. 어두운 전망 속에서도 고통로용 상부상조 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인식이 크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한인사회는 50여 한인단체와 100여 한인 모임이 이리저리 실타래처럼 역어저 있지만 아무런 잡음없이 고통로용되고 있다.

대외 여건은 어쩔 수 없지만, 한인 사회 환경은 우리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인도네시아 기업 투자를 가이드하고, 성공기업이 많이 나오도록 한인 경제단체들은 자료를 공개하고 제공하여 경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또한 인도네시아 정계와 경제계에도 외국인 투자 여건에 대한 제도 개선을 위해 찾아가 건의하고 싸워줘야 한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40여 한국 공공기관과 대사관도 혼연일체가 되어 앞장 서야 한다.

몇 년전 한국으로 부임한 대사관 경제담당 영사는 “한인기업이 1년동안 넘게 해야 할 일을 대사관이 나서면 풀릴 수 있다”며 이는 공무원 의지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어느 해가 그렇지 않았겠나만 2023년 올 한 해는 인도네시아 한인사회와 한인경제의 명운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기차, 배터리, 석유화학, 철강 등 총 200억불에 달하는 우리 대기업들의 인도네시아 투자는 한인경제에 청신호다.

또한 IK-CEPA는 내년 1월 1일 발효를 목전에 두고 있고 양국간 요소수, 핵심 광물 등 공급망 안정화 협력과 인니 신수도 건설 및 인프라 협력도 본격화되고 있다.

또한 2023년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수교 50년을 맞고 있어 더없이 좋은 기회다. 영감있는 한국 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 행사를 마련해 한-인니 양국 관계가 새로운 50년의 이정표를 세우고, 더 큰 도약을 해낼 수 있어야 된다.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글로벌 경제난 속에 우리 앞엔 높인 저성장 경고음을 극복하고 환호성으로 바꿀 기회다.

한마디로 올 한 해는 많은 난관에도 극복하고 인도네시아 한인사회를 새롭게 설계하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리빌딩의 해가 돼야 한다. 기회를 잃으면 다시 오기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려야 한다.

2023년은 ‘인도네시아 한인사회 재도약’의 해가 되어야 한다.

올해의 한인경제 성패는 향후 10년, 20년 뒤까지 한인사회 운명을 좌우한다. 3만여 한인동포 모두가 신발끈을 동여맬 때다.

다시 일어서자. 인도네시아 한인 동포!

-한인포스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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