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진단…올해 아시아 신흥국 채권 투자수익률, 미 국채 상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들이 그동안 비축해둔 외환보유액 등을 바탕으로 올해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9일 평가했다.
최근의 급격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국가는 없지만, 한국·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이 1990년대 후반과 같은 외환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늘린 덕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최근의 달러 강세 상황에서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아온 일본 엔화나 유로화보다 아시아 신흥국 통화가 더 선방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의 채권시장도 잘 견디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올해 아시아 신흥국 현지 통화 채권 투자수익률은 -8.7%로 손실 구간이지만, 미 국채(-11.4%)나 세계 신흥국 현지 통화 채권(-16.7%), 세계 신흥국 달러 채권(-19.0%)보다는 양호했다.
블룸버그는 아시아 신흥국들의 인플레이션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각 정책당국이 기록적인 외환보유고를 쌓아두고 이를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경제상황 대응 과정에서 이들 국가의 외환보유고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 말보다 많은 수준이다.
아시아 신흥국의 외환보유고 합계는 지난해 10월 약 2조8천억달러(약 3천882조원)를 넘겼고 현재도 약 2조6천억달러(약 3천604조원)에 이른다.
재보험사 스위스리의 제롬 헤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신흥국들의 물가 상승률이 비교적 낮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침체) 같은 상황을 피할 수 있으면 경쟁력을 얻을 수 있으며, 대다수 아시아 국가가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의 선방에는 운도 따랐다면서, 동아시아는 러시아산 에너지나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대한 의존이 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충격이 타지역보다 적었다고 해석했다.
이로 인해 이들 국가의 공장도 물가가 비교적 낮은 점이 경제 전망을 양호하게 볼 수 있는 핵심 요인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특히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서도 동남아시아의 거시경제 회복력에 주목하면서, 한국과 대만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수축 국면인 반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확장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또 노무라의 최근 평가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경제권 30곳 중 7곳이 경제 경착륙에 상대적으로 덜 취약하며, 이 가운데 아시아 국가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대만·필리핀·인도가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다만 경상수지·외환보유고·금리 등을 바탕으로 한 JP모건의 국가별 경제 취약성 평가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태국·일본이 가장 취약하고, 중국·한국·인도 등이 바로 그 위에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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