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팜유 농장 개발로 인한 환경 훼손 여부를 두고 한국·인도네시아 시민단체와 포스코인터내셔널 간에 진행된 조정 절차가 약 2년 만에 종료됐다. 최종적으로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18일 인도네시아 팜유 농장 개발 관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이의신청 사건에 대해 이런 내용을 담은 최종성명서를 발표했다.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은 다국적기업의 경영 활동이 인권·노사·환경 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책임 경영을 권장하기 위해 지난 1976년 제정된 법적 구속력이 없는 지침이다.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위반으로 인한 피해자 또는 이해관계자는 국가별로 설치된 이행기구(NCP)에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 NCP는 양측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조정 등을 통해 사건을 처리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산업부 내에 NCP가 설치돼있다.
한국 NCP는 지난 13일 올해 첫 위원회를 열고 2건의 이의신청 사건을 심의했다.
먼저 인도네시아 팜유 농장 건설과 운영해 관해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시민단체인 KTNC 워치(Watch) 외 3인(이의신청인)이 포스코인터내셔널 외 2인(피신청인)을 상대로 제출한 이의신청 사건에 대한 조정 결과를 확정했다.
이 사건의 이의신청인은 피신청인이 팜유 농장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환경 악화 등 주민 생활에 악영향을 초래해 OECD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난 2019년 12월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그간 한국 NCP는 당사자 의견 교환과 조정 절차 등을 진행했지만,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결국 이번에 사건을 종료하게 됐다.
피신청인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사전 환경 영향 평가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고, 비안강 수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에 한국 NCP는 최종성명서에서 피신청인에 대해 지역주민 등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사업 과정에서 기업 책임 경영을 적극 이행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조정 과정에서 피신청인이 이해관계인과 소통 등 책임경영 의지를 보인 점을 평가하며 6개월 이후에 추진 실적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이날 위원회는 지난 2017년 5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 사고와 관련해 삼성중공업 등을 상대로 제기된 이의신청 사건의 처리 기한을 오는 6월3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 사건은 2019년 3월 접수된 이후 조정 절차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의신청인은 마틴링게 프로젝트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4개 단체), 기업과인권네트워크 등이다. 이들은 크레인 충돌 사고 예방 대책 미수립, 관리자들의 작업 지휘 소홀, 충분한 신호수 미배치 및 신호수 감시 소홀 등을 이유로 이의를 제기했다.
삼성중공업은 운반안전절차서, 작업표준절차서 등에 사고 예방 대책이 포함돼있고, 작업자 업무 과실이 사고의 주요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소속 반장의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은 인정했다.
정종영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NCP 절차는 사법적 구제가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서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책을 모색한다”며 “우리 기업을 포함한 다국적기업들의 해외 투자에 따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지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로 정착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newsis>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