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 식물성 원료로 만든 설탕, 밀가루 등 ‘○○대신’ 시리즈 인기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아닌 콩, 밀, 해조류 등 활용 대체육 선봬
-윤 대표 “고기보다 더 맛있는 고기 만들어 소비자 건강에 도움줄 것”
-한류 브랜드 ‘브랜드K’에 ‘매직 김치’ 등 선정, 글로벌 추가 공략도
‘달달한 것을 먹고 싶은데 당때문에 고민, 고기는 먹고 싶은데 살이 찔까봐 걱정….’
채식주의자(vegetarian)들이 주변에 빠르게 늘어나고, 심지어 채식주의다보다 더욱 깐깐하게 음식을 챙겨먹는 비건(vegan)족들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겨냥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한 중소기업이 있다.
바이오믹스테크와 윤소현 대표(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2014년 외투법인으로 설립, 2017년부터 서울 문래동에 있는 생산공장이 해썹(HACCP) 인증을 받고 본격적으로 제품을 선보인 ‘설탕대신 스테비아’, ‘설탕대신 자일리톨’, ‘밀가루대신 타피오카’ 등 바이오믹스테크의 ‘○○대신’ 시리즈는 저칼로리, 글루텐 프리 등 건강 식품을 찾는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윤소현 대표는 “처음 제품을 내놨을때 설탕을 대체해 사용한 스테비아 등 생소한 원료의 용어로 바이어를 설득하고, 또 소비자들에게 좀더 쉽게 설명하는게 숙제였다. 게다가 중소기업이다보니 마케팅 능력도 부족해 자신있게 만든 제품들이지만 판매처가 적어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설탕대신 스테비아’ 제품의 핵심 원료인 스테비아는 중남미가 원산지인 다년생 식물의 이름이다. 스테비아의 잎과 줄기에서 추출한 천연 원료는 설탕보다 단맛이 200배 정도 강하다. 바이오믹스테크는 이런 장점을 가진 스테비아에 과일의 포도당을 자연발효시킨 천연 당알콜인 에리스리톨을 배합해 설탕을 대체하는 감미료를 만들었다.
스테비아와 에리스리톨이 들어간 ‘설탕대신 스테비아’는 180그램(g)을 다 먹어도 ‘0칼로리’로 당 걱정을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이처럼 스테비아가 몸에는 참 좋은데, 시장 진출 초기엔 윤 대표가 이를 설명할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열대작물인 카사바 뿌리에서 채취한 식용 녹말인 타피오카를 주원료로 사용, 글루텐이 없어 누구나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만든 ‘밀가루대신 타피오카’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바이오푸드테크의 ‘○○대신’ 시리즈는 건강식을 찾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이마트, 롯데마트, GS수퍼마켓 등 전국의 9개 대형마트 브랜드에 입점하는 쾌거를 거뒀다. 그 사이 대형유통사 출신의 전문가도 영입해 마케팅을 총괄하도록 한 것도 주효했다.
이에 앞서 선보여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끈 ‘남재현쉐이크’, ‘남박사의 슈퍼쉐이크’등 간편식도 초기에 바이오푸드테크라는 회사 이름을 알리는데 한 몫 했다.
또 이들 제품 뿐만 바이오푸드테크가 선보인 흑당 밀크티, 무설탕 핫초코, 달고나 라테, 흑당 시럽, 흑당 매실청 등 시럽, 음료 등의 제품도 인기다.
윤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푸드테크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근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대신할 수 있는 식물성 대체육인 ‘고기대신 베지 치킨너겟’, ‘고기대신 베지 떡갈비’, ‘고기대신 비건 양념순살 후라이드’ 등 ‘○○대신’ 시리즈를 추가로 선보이며 추가 공략에 나섰다.
“소 등 동물이 풀을 먹고 내뱉는 메탄가스는 우리가 사는 지구에는 마이너스다. 동물성 단백질이 우리 몸에 좋지 않은 것도 마찬가지다. 이들 제품을 통해 고기보다 더 맛있는 고기를 만들어 고객들의 건강에 도움을 주는게 우리 회사의 목표다.”
그러면서 윤 대표가 대체육 제품으로 만들어 잠깐 맛보라고 인터뷰 중에 내놓은 후라이드치킨, 떡갈비, 돈가스는 풍미와 식감 등에서 실제 고기와 이질감이 전혀 없었고, 맛도 뛰어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식물성 대체육류 시장 규모는 2010년 12억 달러에서 2023년엔 23억 달러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의 대체육은 지난해 판매량으론 700톤, 판매액 기준으론 710만 달러를 기록하며 아직 초기 단계다.
콩단백질, 밀단백질, 유청단백질, 곤약, 버섯, 해조류 등의 식물성 재료로 만드는 대체육은 콜레스테롤과 트렌스지방 등이 없어 전세계적으로 많이 찾고, 관련 시장도 빠르게 커가고 있지만 한국은 걸음마 상태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김덕구 영업총괄 부사장에 따르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선 환경이나 동물 윤리, 건강 등에 대한 관심 때문에 대체육의 인기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국내 대체육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이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향후 성장성도 밝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바이오푸드테크 윤소현 대표는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했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전공을 살려 대형교회에서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아이스크림 사업을 접하게됐고 2006년께부터 그의 전공은 음악이 아닌 음식으로 바뀌었다. 아이스크림을 공부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넘어가기도 했다.
아이스크림에서 시작한 윤 대표의 식품 사업은 이후 요거트, 젤라또, 스무디 등에 쓰는 천연 프리믹스로까지 넓어졌고, 45개국에 관련 제품을 수출하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아예 고국에서 푸드테크 회사를 차리고 사업을 본격 시작한 것이다.
바이오믹스테크는 지난 3월 기업부설연구소 인증도 받았다. 특히 지난 4월엔 중소벤처기업부가 한류 브랜드의 세계화를 위해 야심하게 추진하고 있는 ‘브랜드 K’에 자체 개발해 선보인 ‘매직 김치’, ‘매직 코리안 BBQ’가 선정돼 글로벌 시장 진출길도 추가로 열렸다.
윤 대표는 “‘매직김치’는 김치 양념 믹스파우더로 해외에 있는 우리 교포들이나 한국의 김치맛을 그리워하는 외국인들이 씻은 배추에 파우더만 넣어 버무리면 쉽게 김치를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간편하지만 맛있는 김치를 즐길 수 있다”며 “기존 식품을 더 좋은 식품으로 대체해 미래 식품산업을 주도하는 전문기업으로 도약해나가는게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