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부코핀 지분 확대되나… OJK, 2대 주주 지분 매각 명령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이 보소와그룹에 부코핀은행 지분 전량 매각을 명령했다. 부코핀은행 최대 주주가 된 KB국민은행이 추가로 지분을 확대할 지 주목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은 지난달 24일 부코핀은행의 2대 주주인 보소와그룹이 금융사 지배주주 재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하라고 명령했다. 매각 시한은 통보 1년 후인 내년 8월 24일까지다.

보소와그룹은 현재 부코핀은행 지분 23.4%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7월 부코핀은행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율을 33.9%로 확대하며 1대 주주에 올랐다. 추가로 신주를 인수해 67%까지 늘릴 예정이다.

금융감독청은 “보소와그룹은 부코핀은행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 다른 투자자의 진입을 막는 행동을 직간접적으로 취했다”며 “또 자본을 늘려 부코핀은행의 건전성을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소와그룹이 보유한 지분의 의결권을 제한했다. 이로 인해 보소와그룹은 지난달 25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의 지분 67%를 확보하는 내용의 신주 발행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민은행이 보소와그룹과 지분 인수 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분율을 90%까지 확대해 경영권을 확실하게 장악하는 한편, 법적 논란도 빠르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보소와그룹이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보소와그룹에 따르면 이 회사는 그 동안 부코핀은행 지분 인수에 3조7000억 루피아(약 3000억원)를 투자했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신주 인수 행사가격인 주당 190루피(약 3060원) 수준으로 지분을 팔면 손에 쥐는 돈은 5700억 루피아(약 460억원)에 그친다.

한편, 보소와그룹은 금융감독청의 결정에 반발해 법적 대응을 추진 중이다. 보소와그룹은 “의결권 제한 결정이 일방적으로 이뤄졌고, 지배주주 재심사에 대한 사전 통보도 없었다”면서 “금융당국이 규정과 절차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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