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범 대사가 3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 7월 17일 한국으로 귀국했다.
귀국에 앞서 한인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김대사는 “발릭빠빤 플랜트 건설현장에서 2명이 첫 확진되기 전까지 확진자 “0”명을 유지한 것은 동포사회가 사회적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협조해주신 덕분이라 생각한다. 확진자 2명도 그 후 두 차례 PCR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된 후 퇴원하여 현재 한국인 확진자는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한인동포 안전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또한 김대사는 “근무하는 동안 인도네시아 내에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와 인지도는 크게 좋아졌다. 처음으로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 근무를 시작하던 시점인 2003년과 비교하면, ‘마음을 나누는 친구’라는 인식이 사회 각층에 확산되고 있었고, 이러한 추이는 정부 대 정부간 협력의 강화로도 이어져서, 2017년 11월 양국관계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게 되었다”고 인도네시아내에서 바라보는 한국에 대한 평가를 전했다.
김창범 대사는 3년 재임동안 아쉬움도 나타내면서 대사관 과업을 제시했다.
김대사는 “2018년 초 인도네시아에 대사로 부임하면서 근무 기간 중 34개 주 모두를 방문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결과적으로 24개 주 정도를 다니는 데 그쳤다”면서 “인도네시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거센 흐름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주요 지방 도시에서 더욱 강렬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장 속으로, 지방 속으로’는 앞으로 저희 대사관이 계속 추진해 나가야할 과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창범 대사는 한국으로 돌아가면 곧 39여 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에 김대사는 “외교관의 길을 마감하고 새로운 여정을 떠나게 된다. 현재로선 저 스스로에게 안식의 시간을 주려고 한다. 개인적으론 작은 연구소(씽크 탱크)를 설립하여 운영하고자 한다”고 구상을 밝혔다. <지상대담: 정선 한인포스트 편집부>
- 한국과 인도네시아 관계(정무, 사회문화)
– 지난 2년반 재임 기간 한·인도네시아 협력관계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였고, 양국간 협력관계가 확대되고 강화되었는데 부임전과 비교해서 현재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 부분을 평가한다면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대사: 지난 2년 반 한-인니 양국 간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2019년은 오사카 G20 및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계기 두 번의 한-인니 정상회담이 개최되었으며, 한-인니 CEPA 협상이 최종 타결되고, 현대자동차 인니 공장 설립약정이 체결되는 등 양자 관계 발전의 한 획을 긋는 사건들로 가득 찬 해였습니다. 부임전과 비교해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부분 중 크게 두 가지를 고르자면 인적교류 활성화와 경제협력 강화를 뽑고 싶습니다.
우선, 인적교류 활성화 측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대통령, 강경화 외교장관과 레트노 마르수디 외교장관, 그리고 저와 우마르 하디 주한국 인니대사 등 한-인니 양국의 각급 카운터파트는 예외적으로 각별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저는 이것이 한-인니 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동안 한-인니 친선협회(IKFA)가 활동을 재개하였고, 차세대 주요 인사들간 인적교류의 장을 제공하는 영리더스 다이얼로그가 출범하였으며, 활발해지는 인적교류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비자신청센터(KAVC) 운영도 개시하였습니다.
한편, 경제협력 강화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자카르타 경전철(LRT) 사업, 수도이전 및 개발에 대한 MOU 체결, 한-인니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IK-CEPA) 타결 등 굵직한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현대차 생산공장 설립 등 대규모 투자 진출도 이루어졌습니다. 2019 기준으로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15위 교역국, 11위 투자대상국입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관련 협력도 긴밀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1일에는 양국 정상간 전화통화가 있었고, 우리 정부는 인니에 100만불 규모의 인도적 지원 및 500만 불 규모의 포괄적 긴급지원 프로그램 실시 등 총 600만불을 지원하였습니다. 아울러 한-인니가 협력 하에 방호복 공동생산을 실시한 것은 국제 코로나 대응 협력의 지향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같이 긴밀하고 발빠른 한-인니 협력은 모두 지난 수년 간 양국이 원만하게 소통하며 관계를 강화시켜 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양국의 공통점이라면 동북아시아에서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동남아시아에서 인도네시아의 지정학적 위치의 중요성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로 인한 양국은 다자간 외교력이 매우 중요한데요. 한국과 인도네시아 관계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관계성은 뭐가 있을까요?
대사: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10개국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입니다. 이 같은 특별한 관계 설정은 그만큼 두 나라 사이가 가깝고, 인도네시아가 우리나라에게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접하는 지점에 위치한 한국, 그리고 인도양과 태평양이 교차하는 요로에 위치한 인도네시아 모두 지정학적 전략과 대응에 국운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 만큼 지역적, 국제적 무대에서 협력할 수 있는 기회의 영역은 매우 크다고 하겠습니다.
저는 한-인니 관계를 설명할 때 ‘진정한 친구, 마음이 통하는 사이’라고 말하고는 합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와 같이 안정된 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규범기반 국제질서 지지, 자유무역 등 여러 가지 규범과 가치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양국이 공유하는 공통점들이 상대방을 더욱 가깝고 친숙하게 느끼게 하면서도 협력의 여지를 증가시켜 준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러한 지정학적 유사성과 가치 공유를 바탕으로 한-인니 양국은 UN, G20, ASEAN+3, EAS, ASEM 등 거의 모든 다자협력 플랫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이 주도하여 창설한 중견국 협의체인 MIKTA에 대해서도 동포 분들의 관심을 요청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은 올해 MIKTA 의장국으로 비록 코로나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다자주의, 지속 가능한 발전, 평화안보, 상호교류 분야에서 활발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니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정치 경제 못지않은 양국 간 사회 문화적 교류도 중요한데요. 인도네시아는 태조 3년(1394년)과 태종 6년(1412년)에 자와왕국 사신을 보내 한국과 교역을 시도했습니다. 한국 인도네시아 626년 전 역사적 사실(史實)을 앞세워 사회 문화적 교류를 이어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다양한 사회 문화적 교류 가운데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콘텐츠는 뭐가 있을까요?
대사: 말씀하신 것처럼 양국간 교류는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으며, 최근 들어서는 사회문화적 교류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2000년대초부터 방영된 한국드라마를 시작으로 K-Pop, 한국영화, 한식 등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한류 붐이 일어나기 시작하였으며, 2011년 한국문화원 개설을 통해 다양한 문화교류사업을 진행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대부분의 업무가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문화부분에서도 많은 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의 성공적인 코로나 방역활동 경험 및 지식을 공유하고자 대학과 연구기관 등에서 주최하는 온라인 세미나에 발표자로 참석하였으며, 주재국 유력언론과의 인터뷰 및 기고문 게재 등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양국간 협력현황을 소개하였습니다. 또한, 한국문화원에서 매주 개최하고 있는 온라인 라이브 행사에도 직접 참석하여 한국문화를 사랑해주시는 인도네시아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저는 임기중 한국문화를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수도권 이외지역에 대한 문화교류행사를 강조했으며, 이를 위해 ‘뜨꼬 낭 자와(Teko Nang Jawa)’와 같은 자바섬 횡당 프로젝트 등 많은 문화행사를 지방에서 개최하여 한류 대중화를 추진하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방에 거주하는 한류팬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행사를 개최하긴 어렵겠지만,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여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한류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를 바라고 있으며, 기존 한류팬들을 위한 사회문화적 교류행사를 꾸준하게 개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에 대한 시각
– 대사님은 두 번의 인도네시아 재임기간 많은 분들을 만나셨는데요. 인도네시아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위치와 한국인에 대한 시각을 어떻게 느끼셨는지요?
대사: 제가 근무하는 동안 인도네시아 내에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와 인지도는 크게 좋아졌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 근무를 시작하던 시점인 2003년과 비교하면, 놀랄 정도로 괄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마음을 나누는 친구’라는 인식이 사회 각층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이는 정부 대 정부간 협력의 강화로도 이어져서, 2017년 11월 양국관계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게 되었죠.
이번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양국 관계는 더욱 가깝고 긴밀한 사이로 발전되었습니다. 우리 정부와 기업, 한인사회가 초기부터 인도네시아에 대한 긴급 방역, 의료 지원을 제공한 것이 인도네시아 내에서도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위기 속에서 더욱 양국간 협력이 빛을 발한 셈이죠
대한민국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의 상승, K-Wave의 확산, 그리고 한국 기업들의 진출 증대 등이 그 이유로 꼽힐 수 있겠죠. 물론 인도네시아에 계신 한인 동포 여러분들의 꾸준한 지역사회와의 교류와 지원에도 힘입은 바 크다고 보입니다. 고무적인 현상은 젊은 세대들 사이에 우리나라의 대중문화 뿐 아니라 전통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배우고자 하는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열기를 계속 살려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당면한 과제라고 봅니다.
- 경제 분야
– 한국·인도네시아 간의 활발한 경제협력 교류에도 불구하고 무역규모가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보시나요?
대사: 2018년 양국은 200억불을 교역한 바 있으나, 2019년 무역규모가 165억불로 줄어들었습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볼 때, 수출(13% 감소)보다 수입(21% 감소)이 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처럼 교역이 감소한 원인은 석탄, 천연가스, 원유의 수입과 함께 석유제품 수출 등 에너지 자원 교역액이 줄어들어서인데요. 인도네시아 정부가 2018년 3분기부터 강력한 무역수지 적자대책을 추진하면서, 에너지자원의 수출도 줄이고 수입도 줄인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과거에도 국제유가와 자원가격의 변동에 따라 양국간 무역규모가 등락을 거듭한바 있습니다.
하지만, 점점 이 같은 추세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의 중화학공업 투자로 중간재 교역이 늘어날 전망이며, 의약품, 화장품 등의 다양한 소비재 제조업 분야와 농수산물 등으로 교역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어서, 중장기적으로 교역규모는 꾸준히 늘어날 것입니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양국의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정체상태를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 인도네시아 한인 경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또 한 번의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과거 IMF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기업인조차 코로나19 사태는 정말 견디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인기업 지원 사항은?
대사: 금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시는 우리 기업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저희 대사관에서도 이러한 우리 기업인들을 돕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먼저 저희 대사관은 한인회, 한인상공회의소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한인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투자청, 경제조정부 등 인도네시아 정부에 전달하고, 이의 해결을 위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또한, 기업인 채팅방을 통해 인니 경제상황과 인니 정부의 코로나 대응 관련 정책 변화 등을 기업인들에게 전파하고 있으며, 기업인 채팅방에 올라오는 우리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모니터링하여 이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입국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인들의 예외적 입국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간 인도네시아 이민청, 투자청 등 관계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입국을 지원한 바 있으며,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와‘기업인 입국 절차 간소화 방안(Business Travel Corridor)’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동 조치가 시행되면 인도네시아에 입국하는 우리 기업인들의 입국 및 검역절차가 간소화 되어 우리 한인 기업인들의 경제활동이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사관은 앞으로도 인도네시아내 코로나 19가 장기화 될 가능성 등을 감안하여 우리 기업인들의 어려움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것입니다.
- 한인사회 분야
– 코로나19 사태로 한인사회도 격동을 겪고 있고 귀국자도 늘고 동포수가 줄고 있습니다. 이에 대사관은 코로나19 TF팀을 조직해서 한인동포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주요 지원사업과 동포사회에 당부할 사항은?
대사: 우리나라에서 지난 2월말 대구, 경북 신천지발 급속한 확진 증가가 효과적인 방역체계 작동으로 빠른 시일내에 잘 통제되면서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확대되는 반면에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검사의 부족과 통제의 불투명, 의료시설 열악, 학교 등이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면서 한국으로 귀국하는 동포들이 증가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자카르타 PSBB 전환기간이 종료되거나 인도네시아 정부가 4월 2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입국비자통제가 해결된다면 재입국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사관에서는 중국에서 코로나가 확산되고 한국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1일부터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1월 23일 첫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주의보’를 발령하고 2월 5일에는 한인회, 코참, 동포언론인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안전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초기부터 동포사회의 감염 예방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해왔습니다.
동포분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PCR 검사가 제한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한인회와 함께 4.7일부터 메디스트라 병원을 한인전담병원으로 지정하여 편안하게 검사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격리에 대한 동포사회의 두려움을 해결하고자 실로암 병원을 검사와 격리를 위해 협력병원으로 지정하였습니다. 국군 의무사령부, 고대 안산병원과 격리기간 화상의료상담 체계를 갖추어 원하는 경우 검사와 격리, 한국인 의사와 진료상담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동포사회의 심리적 부담을 해소하였습니다.
지난달 말 발릭빠빤 플랜트 건설현장에서 2명이 첫 확진되기 전까지 확진자 “0”명을 유지한 것은 동포사회가 사회적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협조해주신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확진자 2명도 그후 두 차례 PCR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된 후 퇴원하여 현재 한국인 확진자는 없는 상황입니다.
참고로 7월 14일 기준 인도네시아 내 외국인 확진자수는 361명에 달합니다. 지금까지 개인보건수칙을 잘 준수해주신 것처럼 동포분들께서는 이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가 종식단계에 들어서기 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셔서 자신과 가족, 한인동포 사회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나가는데 협조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올해 한인사회는 한인이주 100주년을 맞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한인사회 과거 현재 미래를 위한 100주년에 대한 의미는?
대사: 올해로 장윤원 선생이 자카르타에 첫 발을 디딘지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맞이했습니다. 한인 100년사를 넘긴 곳은 미국, 멕시코, 대만, 프랑스 정도입니다. 곧 출판될‘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관련하여 집필을 위해 애쓰신 편찬위원과 한인회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1968년에 한국 해외투자 1호 기업으로 한국남방개발(KODECO)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하였으며 초기 봉제, 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 분야를 넘어서 현재는 전기전자, 철강, 플랜트 수출 산업 등으로 확대 발전하면서 동포사회 규모도 같이 성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행정의 불투명성,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노동분쟁 등 기업환경 악화와 열악한 의료환경 등의 문제로 뿔랑(Pulang)이 늘면서 동포사회 규모가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인사회도 그간 닦은 튼튼한 기반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주류사회와 더불어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가길 기대합니다. 이제 앞으로의 100년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동반성장(Maju Bersama)의 길이 되리라 믿습니다.
- 기타
– 재임기간 가장 기억에 남고 보람된 일과 아쉬웠던 일은?
대사: 무엇보다 개인적으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가장 인상에 남습니다. 2018년 2월 평창 동계 올림픽에 이어서 평화와 화합의 큰 기운이 인도네시아까지 이어지게 되었었죠.
지금도 개막식장에 남북한 선수단이 하나가 되어 한반도 기를 앞세우고 입장하던 순간이 눈에 선합니다. 스타디움 전체에서 일제히 우뢰와 같이 기립박수가 울려 퍼졌던 광경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또한 남북한 단일팀의 참여로 우리 한인사회를 주축으로 남북한 공동응원을 펼쳤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국제 경기사상 처음으로 남북 여자 단일팀이 카누용선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도 감동을 주었습니다. 저도 당시 팔렘방 현장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을 했었죠.
또 하나는 자바섬 횡단 버스 여행을 하면서 우리나라를 알렸던 ‘뜨꼬 낭 자와(Teko Nang Jawa)’행사입니다. 2019년 9월 K-Food 트럭과 함께 자카르타를 출발하여, 찌르본, 브르버스, 수라카르타(솔로) 그리고 수라바야까지 6일간 1000 키로미터를 달렸던 기억이 새롭네요. 유튜버 장한솔과 함께 각종 문화예술 행사를 같이 하고 각 지방의 음식, 풍물 그리고 젊은이들과 교류했던 것은 색다른 체험이었습니다.
한편, 아쉬운 점도 많이 있지요. 하나를 꼽자면, 좀 더 많은 현장과 지방 곳곳을 방문하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2018년 초 인도네시아에 대사로 부임하면서 근무 기간 중 34개 주 모두를 방문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었습니다. 결과적으로 24개 주 정도를 다니는 데 그쳤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거센 흐름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주요 지방 도시에서 더욱 강렬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현장 속으로, 지방 속으로’는 앞으로 저희 대사관이 계속 추진해 나가야할 과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본국 이임 이후 향후 계획은?
대사: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면 곧 39여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외교관의 길을 마감하고 새로운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현재로선 저 스스로에게 안식의 시간을 주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론 작은 연구소(씽크 탱크)를 설립하여 운영하고자 합니다. 제가 전부터 꿈꾸어왔던 인생 프로젝트입니다. 아직 초보적인 구상 단계입니다만, 한반도 문제와 글로벌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연구하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한편, 인도네시아와 맺은 소중한 인연도 계속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한국내 인도네시아에 대한 인식과 호감도를 높이는 데에 제가 할 역할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나라에 대한 인도네시아 친구들의 기대와 관심이 많은 것에 비해 우리의 이해도는 따라가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미력이나마 사회, 문화, 교육 등의 분야에서 가교의 역할을 하는 방안을 생각 중에 있습니다. 좀 더 구체화되면 한인 사회 여러분과도 공유토록 하겠습니다.
– 한인 동포에게 전하실 말씀은?
대사: 그간 부족한 제게 늘 성원을 아끼지 않아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한인사회의 단합과 나눔의 정신이 크게 빛을 발했습니다. 공동체로서 한인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 이번 위기를 통해서 제시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아무쪼록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다양성을 존중해 가면서 한인사회가 더욱 더 발전해 나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또한 한인 사회가 인도네시아 주류 사회에서 보다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지역사회에서 뿌리를 깊게 내리게 되길 기원합니다. <한인포스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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