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5%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전망과 비교해 0.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9일 WB는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처럼 밝혔다. WB는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에 대출 및 보조금을 제공하는 국제 금융기관이며, 한국의 전망치는 따로 발표하지 않는다. 다만 보고서는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중국의 내수 감소와 맞물려 상당한 외부 역풍을 맞았다”며 “미중 무역 분쟁과 연관된 정책 불확실성에 더해 한국과 일본의 무역 긴장도 이 지역 제조업 활동과 무역에 부담을 줬다”고 분석했다.
WB는 미국, 유로 지역, 일본을 선진국으로 분류하면서, 제조업 둔화로 이 지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6월 전망치와 비교해 0.1%포인트 낮아진 1.4%로 제시했다.
미국의 올해 전망치는 기존보다 0.1%포인트 높아진 1.8%로 제시됐다. 관세 인상과 높아진 불확실성이 반영됐다. 2019년 성장률은 2.3%였다. 2021년과 2022년에는 1.7%로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성장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와 규제완화 등 경제정책을 내세우면서 약속했던 연간 3%대 이상의 성장률 공약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것이다.
유럽에 대해선 지난 해에 1.1%의 미미한 성장에 그친데다가 올해에도 1% 정도로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1.0% 전망은 지난해 6월 전망보다 0.4%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2021년과 2022년에는 모두 1.3%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7%로, 지난해 6월 전망치에서 변동이 없었다.
WB는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은 올해 4.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0.5%포인트 낮아진 수치이며, 큰 폭의 반등은 아니라고 WB는 강조했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5.9%로 0.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올해보다 더 내려간 5.8%와 5.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WB는 전망했다.
중국과 함께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으로 묶인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전망치는 각각 5.1%, 2.7%이다. 인도네시아는 0.2%포인트, 태국은 0.9%포인트 내렸다.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의 전체 전망치는 0.2%포인트 하향 조정된 5.7%이다.
사우디 아라비아, 이란, 이집트 등을 포함하는 중동 및 북 아프리카 지역은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0.8%포인트 하향 조정된 결과다. 미국과 갈등을 이어온 이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0%로 0.9%포인트 낮아졌다.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는 1.5%포인트 내린 5.5%로 예상됐다.
WB는 “세계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위험이 지배적이며, 이 위험의 실현은 성장을 상당히 늦출 수 있다. 이러한 위험에는 무역긴장과 무역정책 불확실성의 재조명, 주요국들의 예상보다 심한 침체,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의 금융 혼란 등이 포함된다”고 분석했다.
아이한 코세 WB 개발전망 국장은 “저조한 세계 금리는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정한 보호만 제공한다”며 “과거 부채 축적의 역사를 보면 이런 흐름이 불행한 결말로 이어진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취약한 글로벌 환경에서는 현재의 부채 파동과 연관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개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역사적으로 낮은 금리가 부채를 비교적 감당하기 쉽게 만들고 있는데도 WB가 여전히 금융위기를 경고했다고 분석했다.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2018년 총부채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170%인 55조 달러에 달했다.
제일라 파자르바시오글루 WB 부회장은 “신흥, 개발도상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정책 결정자들은 광범위한 성장을 촉진하는 구조적인 개혁에 착수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이는 빈곤 감수에 필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