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락 반복하는 니켈 값…철강업계 ‘골머리’

전세계적으로 니켈 수급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스테인리스강을 생산하는 철강업계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전기자동차 및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요 확대로 핵심 원료인 니켈 가격 급등이 불가피하지만, 같은 원료를 활용하는 스테인리스강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원료가 급등분을 제품가에 반영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니켈 가격은 극심한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1월 2일 톤(t)당 1만440달러로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니켈 가격은 9월 11일 1만8330달러로 급등했다가 12월 6일 기준 1만3420달러로 다시 내려앉았다.

전세계 니켈 원광의 26.5%를 수출하는 인도네시아가 수출 중단과 재개 반복에 따른 영향으로, 인도네시아가 내년 1월 재중단을 예고하며 니켈 가격 급등 등 불확실성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통상 원료 가격 인상은 제품 가격에 적절히 반영될 경우 수익성을 강화하는 기회로 여겨진다. 실제로 포스코(005490)는 올해 3분기 발생한 니켈 가격 인상분을 늦지 않게 스테인리스강 가격에 반영하며 수익성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린 바 있다.

다만 근래와 같이 급격한 원료 가격 변동의 경우 제품 수요 시장의 관망세로 이어져 제품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 포스코 역시 스테인리스강 수요 시장의 관망세 압박으로 10월 스테인리스강 가격 인상에 실패한 이후 현재까지 가까스로 동결 행보를 잇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또 다른 주요 니켈 수요처인 배터리 업계 움직임 역시 철강업계에 불안감을 더한다. 최근 전기자동차와 ESS 시장 확대에 따라 이들 업계의 니켈 소비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인도네시아 수출 금지와 더불어 니켈 가격 급등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우드매킨지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정련 니켈 공급량은 241만8000t, 소비량은 245만9000t으로 이미 4만t 가량 공급부족이 예상되는 마당. 이 가운데 시장조사업체 패스트마켓츠는 2018년 기준 10만t 수준인 전기차 배터리 니켈 소비량이 2025년 50만t으로 급증할 것으로 봤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공급증가를 상회한 수요 확대를 이유로 전세계 니켈 가격이 올해 1만만4000달러에서 2020년 1만5500달러, 2023년 1만700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봤다.

반면 철강업체들은 이 같은 니켈 가격 인상 기조에도 이를 스테인리스강 가격에 반영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중국발 공급과잉 이슈가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의 통상압박이 날로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전세계 스테인리스강 시장은 공급능력이 중국 3530만t을 포함해 6000만t에 이르지만 수요는 3710만t 수준에 그쳐 2290만t의 초과공급이 발생했다”며 “이미 쉽사리 가격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니켈 가격의 급격한 변동에 수익성 확보를 위한 고민이 더 커졌다”고 토로했다. <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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