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에어 추락사고… “설계·인증 결함 등 복합 원인”

18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도네시아 저가 항공사 라이온에어 보잉 737맥스 여객기 추락사고는 설계·인증 결함과 유지보수 및 조종사 잘못이 복합적인 원인이 됐다는 결론이 나왔다. 인도네시아 교통안전위원회(KNKT) 사고 발생 약 1년 만인 25일 오후 이러한 내용이 담긴 사고조사 최종 보고서를 공개한다. 안전위는 지난 23일 유족을 상대로 보고서 내용을 먼저 브리핑했기에 콤파스 등 현지 매체들이 주요 내용을 보도했다. 미국의 시애틀타임스도 보고서 사본을 입수했다며 보도했다.

라이온에어 여객기는 작년 10월 29일 자카르타에서 이륙 직후 바다에 추락했고, 같은 기종의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는 올해 3월 10일 추락해 157명이 숨졌다. 두 여객기 모두 받음각(AOA)센서 오작동으로 비행기의 앞부분이 너무 위쪽으로 들렸을 때 자동으로 기수를 내려주는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 가동돼 사고가 난 것으로 지목됐다.

안전위는 “MCAS의 설계와 미연방항공청(FAA)의 인증은 항공기 제어력 상실 가능성을 적절하게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보잉이 MCAS의 설계를 변경했음에도 미연방항공청이 설계변경의 안전성을 재평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항공기 매뉴얼과 조종사 훈련에 MCAS에 관한 정보가 없어 조종사들이 문제를 진단하고 바로잡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보고서에 기술했다. 안전위는 “플로리다 업체가 공급한 ‘AOA 센서’에 결함이 있었다. 이 센서를 설치하는 과정에 라이온에어 정비 담당자가 테스트하지 않은 것으로 강력히 의심된다”고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사고 여객기가 앞서 수차례 오작동을 경험했음에도 ‘심각한 사고’로 분류해 조치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추락기는 사고 전날에도 발리를 출발해 자카르타로 비행하다 기수가 자꾸 내려가는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비번이지만 조종실에 탔던 조종사가 기장과 부기장에게 항공기 자세제어 장치를 수동 전환하라고 조언해 비행을 무사히 마쳤다. 하지만, 여객기는 다음날 똑같은 문제가 발생해 추락했다. 참사를 막을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안전위는 보고서를 통해 보잉사 등에 MCAS의 재설계와 조종사들에게 더 많은 관련 정보를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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