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전세계의 투자금이 몰리면서 글로벌 제조공장이 되는 모습을 탐탁치 않은 눈길로 바라보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산업이 의류업체들이다.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이전하려는 전자제품 업체들로 인해 노동집약 산업인 의류업체들은 ‘임금’과 ‘부동산 가격’의 동반 상승압박을 받고 있다. 11일 현지매체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애플, 삼성, LG 등 세계적인 하이테크 기업들이 중국에서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욺기면서 임금이 올랐다.
이로 인해 많은 외국 의류 제조업체들은 베트남에서 생산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우려로 바뀌면서, 확장 계획을 미루려고 하고 있다. 현재 나이키, 아디다스, 유니클로 같은 의류업체들이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두고있다.
그러나 애플, 델, 구글, 아마존 등 전자부품 및 장비 공급 업체들이 미국 관세를 피하기 위해 새로운 생산지를 찾으면서 현지 노동임금 및 부동산에 대한 경쟁이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GAP, Walmart, Zara 및 H&M의 주요 제조업체인 Makalot Industrial은 베트남에서의 확장 계획을 미루겠다고 발표했다. 베트남은 전체 생산규모의 37%를 차지하는 Makalot의 최대 생산기지다.
그러나 이 회사의 대표자는 인도네시아에서 확장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Nike, Under Armor, Lululemon 과 같은 고객사를 두고 있는 대만 최대 스포츠웨어 제조업체인 Eclat Textile도 베트남에서의 영업 확장을 중단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Lo 부회장은 “향후 다른 지역이 생산기지로 확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Eclat의 생산라인의 대부분은 대만과 베트남에 있다. 9500만의 인구와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중국과 접근성 덕분에, 베트남은 의류 및 신발회사들의 생산기지가 됐다. Makalot의 경우 현재 중국에서 생산량은 전체에서 4%에 불과하며, Eclat Textile은 지난 2016년말 중국 공장을 폐쇄했다. 현재 베트남의 최저 임금은 지난 10년간 100만동(43달러)에서 418만동으로 4배이상 증가했지만 여전히 중국보다는 낮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는 모든 기업들이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연간 10% 이상 인상해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외국기업은 지금도 기본급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Nike, Adidas 및 다른 유명한 국제 브랜드 뒤에서 스포츠 신발을 생산하는 Pou Chen 대변인은 “베트남의 토지 비용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인하 신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우리는 베트남에서 계속 발전 할 수 있는 더 많은 개발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2018년 한해 동안 Pou Chen은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신발 3억2600만 켤레 중 46%를 생산했다. 그러나 2019년 1~3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생산량은 43%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대로 인도네시아의 생산량은 작년 동기대비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7%에서 41%로 증가했다.
Pou Chen 대변인은 “그렇다고 베트남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겨야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는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동화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베트남보다 임금이 낮다. 이미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 기업들의 경우 베트남을 떠나 기반시설을 라오스나 미얀마로 옮기고 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인근국가로 생산라인을 이전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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