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 생산설비, 인니로 이전 검토

동남아 진출 본격 채비 인도네시아 이전
5월 문닫은 베이징1공장 핵심시설..분해정비 후 수송하는 계획 확정
본사 TF, 통관·운송대책 마련중..현지 물류업체 “석달전부터 논의”

현대자동차가 중국 베이징1공장의 핵심 생산설비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한다. 현대차는 이번 중국 공장 설비 이전을 통해 인도네시아를 생산거점으로 삼아 동남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인도네시아 현지 물류업계 및 국내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지난 3월 이후 인도네시아 주요 물류업체들과 중국 베이징1공장 설비를 인도네시아로 들여오기 위한 통관절차 및 운송계획 등을 수립 중이다. 본지는 한달에 걸쳐 운송 리스트와 관련 문건을 단독입수했다.

먼저 중국과 한국에서 노후된 설비를 완전 해체 후 신제품 수준으로 탈바꿈시키는 오버홀(분해정비) 작업을 거쳐 선박으로 옮긴다. 이를 위해 설비별로 ‘중국→인도네시아’ 또는 ‘중국→한국→인도네시아’ 등 이전경로를 분류해놨다. 현대차 해외 생산설비의 국가 간 이동은 사상 처음으로, 대규모 수송작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중고 공장설비 리스트 등도 작성해 세부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리스트에는 베이징1공장의 핵심 생산설비 13개가 포함됐다.

도장부문의 주설비·작업장·운반설비·로봇 등은 중국에서 인도네시아로, 프레스시설인 디스태커·이송로봇·엔드컨베이어·플라노밀러와 컨베이어 등은 국내를 거쳐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모두 공장 가동에 필수적인 장비들이다. 오버홀 난이도에 따라 중국과 한국으로 분류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현지 물류업체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3개월 전 현대차가 중고 공장설비들의 인도네시아 통관절차와 운송계획 등에 대해 자문을 요청해 최근까지 세부 내용을 주고받았다”며 “해당 설비들은 베이징1공장의 핵심설비”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현대차의 동남아시아 첫 생산거점 유력 후보지로 꼽히는 곳이다. 베이징1공장 설비 이전계획 수립으로 인도네시아 생산기지 구축 작업이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문 닫은 현대차 베이징1공장은 그동안 활용방안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제기돼왔지만 구체적인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 유휴설비의 해외 이전계획으로 사실상 부지만 남게 돼 기아차 옌청1공장과 마찬가지로 장기임대 등으로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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