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사업(KF-X/IF-X)이 미국으로부터 기술 이전 허가를 받지 못해 지연되고 있다고 인도네시아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전 허가 대상이 핵심 기술과는 무관한 사항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7일 안타라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압두라흐만 모하마드 파히르 인도네시아 외교부 차관은 전날 자카르타에서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차관급 전략대화를 가진 뒤 기자들을 만나 “사업이 여러 부문에서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는 것이 문제”라면서 “이와 관련해 작년부터 국방부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해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히르 차관은 “인도네시아가 미국 측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는데 한국도 협력할 것”이라면서 “양국 공조가 사업의 지속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매체는 문제가 된 기술이 능동전자주사위상배열(AESA) 레이더, IRST(적외선탐색 추적장비), EOTGP(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 RF 재머(전자파 방해장비) 등 4개 핵심기술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익명의 현지 소식통은 “한국 측은 이미 해당 기술을 자체개발해 탑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인도네시아 측도 이를 잘 알고 있다”면서 “상황이 와전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이미 2015년 KF-X 개발에 필요한 AESA 레이더 등 4개 핵심기술 이전을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미국은 다른 21개 기술항목을 한국 측에 이전하겠다고 밝혔지만,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는 해당 기술을 이전 받기 위해 미국 측으로부터 별도의 기술이전 심사를 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2020년까지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으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작년초 인도네시아 국방부, 인니 국영항공업체 PTDI와 KF-X/IF-X 공동개발사업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사업비의 20%인 1조6천억 원을 투자하고 KF-X 개발에 참여해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이후 차세대 전투기 50기를 구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카르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