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도록
물러나지는 않는 어둠에
흥건히 젖어
꼬물꼬물 시간을 감는다
걷어 낸 장막도
밀어낸 문도 없는
단단한 밤
촘촘한 빛으로 살 오른
초록 잎새의 변신
긴 숨 뱉으며 가는 길
동그랗다
고단함으로 웅크린 시간
풋풋한 명주실 잦을 때
슬며시 깨어나
비단 자락에 지난 시름
펼친다
시작 노트:
누에고치를 두고 마치 ‘시란 이런 것이다’라는 듯, 풀어내고 있다. 누에고치 안에서의 긴 시간, 날아오르기 위해 “꼬물꼬물 시간을 감는” 고치는 어느새 풋풋한 명주실을 우리에게 남겼다. 준비와 인고의 시간 없이 쉬 이뤄지는 결과가 없듯이 초록의 잎새를 비단 명주실로 변화시키는 삶을 시인은 “동그랗다”고 일갈한다. 우리도 언제 즈음 저리 둥글고 유해질 수 있을까? 글: 김주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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