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2분기 5.12% 깜짝 경제 성장… 글로벌 호평 속 내수·지역 불균형 과제는 여전

인도네시아 통계청(BPS), 2025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

[2025년 2분기 경제 성장 분석] 투자·수출이 견인한 2년 내 최고 성장률 기록 견고한 회복력 입증에도 불구, 소비 심리 위축 및 자바섬 편중 현상 등 구조적 문제 숙제로 남아

[자카르타 = 한인포스트]글로벌 경기 둔화의 거센 파고 속에서 인도네시아 경제가 2025년 2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5.1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국제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강력한 투자와 수출 호조에 힘입은 결과로, 인도네시아 경제의 견고한 회복력을 입증했다는 외신의 긍정적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거시 지표 이면에는 얼어붙은 소비 심리와 고질적인 지역 불균형이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조적 과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앙통계청(BPS), 2025년 2분기 인도네시아 경제 전년 동기 대비 5.12% 성장 발표.

예상 뛰어넘는 ‘깜짝 성장’…투자와 수출이 쌍끌이

인도네시아 통계청(BPS)이 최근 발표한 2025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4.80%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이는 최근 2년 내 가장 빠른 성장세로, CNBC는 “인도네시아가 강력한 경제 회복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개발도상국”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이번 성장을 견인한 일등 공신은 단연 투자였다. 고정자본형성(PMTB)으로 집계되는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6.99% 급증하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정부 주도의 고속철도 건설 등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며 전체 성장에 2.06%포인트를 기여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수출 역시 10.67%라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경제 성장을 뒷받침했다.

DBS 은행의 라디카 라오 경제학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선행적 수출 주문에 따른 우호적인 순수출 실적이 GDP 급증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인도네시아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통적인 성장 엔진인 가계 소비 역시 방학과 종교 휴일 기간의 지출 증가에 힘입어 4.97% 성장하며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 베트남 통신(VNA)은 “소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했다는 점은 인도네시아 경제의 저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성장의 그늘…체감 경기 ‘냉랭’, 지역 불균형 ‘심화’

그러나 이처럼 낙관적인 거시 지표와 달리,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차갑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 포스트는 “지갑을 닫는 소비자들이 인도네시아의 고성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성장의 온기가 서민 경제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꼬집었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매출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대형 유통업체인 마타하리 백화점의 매출 감소와 거대 식품 기업 인도푸드 CBP의 상반기 실적 부진(1.7% 성장)은 위축된 내수 시장의 단면을 보여준다.

2분기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기준선인 50을 밑돌고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인 것 역시 GDP 성장률과는 다른 결의 경고 신호로 해석된다.

고질적인 지역 불균형 문제 또한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말레이시아의 비즈니스 투데이는 “2분기 5.24% 성장한 자바섬이 인도네시아 전체 GDP의 56.94%를 차지했다”고 보도하며, 경제 성과의 과실이 수도권과 특정 지역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러한 불균형은 장기적으로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국가 전체의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향후 전망과 과제…통화 정책 방향과 구조 개혁에 쏠린 눈

견조한 성장세가 확인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의 향후 통화 정책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과 경기 부양 사이에서 신중한 줄타기를 할 것으로 전망한다.

메이뱅크의 브라이언 리 연구원은 “연말까지 50bp(0.50%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며,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한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결론적으로 인도네시아 경제는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인상적인 성과를 거두며 잠재력을 증명했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내수 소비 기반을 강화하고, 성장의 과실이 전 국민에게 공정하게 분배될 수 있도록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하는 정책적 노력이 절실하다.

향후 인도네시아 정부가 내수 활성화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아나갈 것인지에 따라 경제의 미래가 결정될 전망이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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