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격화… 인도네시아 車 산업, ‘간접 타격’ 우려 고조

▲2025년 1월 인도네시아 자동차 유형별 생산, 도매 판매 및 소매 판매 대수. 자료. GAIKINDO

GAIKINDO “직접 영향 아직”… 전문가 “수출 다변화·내수 보호 시급”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자동차 산업계가 잠재적인 간접 영향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산업협회(GAIKINDO)는 아직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와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 가능성을 우려하며 선제적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쿠쿠 쿠마라 가이킨도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 브리핑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보복 관세 정책이 인도네시아 자동차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미국으로 완성차를 직접 수출하지 않으며, 미국으로부터의 수입 역시 완성차(CBU) 형태로 제한적”이라고 설명하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나 업계는 안심하기 이르다는 분위기다.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가 세계 경제 둔화로 이어질 경우, 루피아화 가치 하락 및 국민 구매력 약화 등 인도네시아 국내 경제에 간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밥 아잠 PT Toyota Motor Manufacturing Indonesia(TMMIN) 부사장은 “미중 긴장 고조로 인한 세계 경제 둔화는 도미노 효과를 일으켜 자동차 부문, 특히 첨단 기술 부품 분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수출 시장 다변화와 내수 시장 보호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반둥 공과대학교(ITB)의 자동차 전문가 야네스 마르티누스 파사리부 교수는 “인도네시아는 현재의 불확실성 속에서 자동차 수출 시장을 중남미 및 브릭스(BRICS) 국가 등으로 조속히 다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제품의 품질과 경쟁력을 유지한다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차량 수출 확대 기회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부품 업계의 우려도 크다. 라흐맛 바수키 인도네시아 자동차·오토바이 부품산업협회(GIAMM) 사무총장은 “미국 시장 수출길이 막힌 중국 업체들이 저가 제품을 앞세워 인도네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정부가 현지 부품 조달률(TKDN) 및 인도네시아 국가표준(SNI)과 같은 비관세 장벽 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가이킨도와 GIAMM 등 업계 단체들은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신중한 낙관론도 내비치고 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인도네시아산 제품보다 높게 유지된다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산업은 미중 무역전쟁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간접적인 파급 효과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대한 정부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통해 국가 자동차 산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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