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행정장관 “국제적 금 거래 허브로 육성할 것”

존 리 취임 세번째 시정연설…”고급 주류 관세 100%→10% 인하”

홍콩 행정 수반이 16일 금(金) 수출입 강점을 활용해 홍콩을 국제적 금 거래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입법회(의회)에서 행한 시정연설에서 “홍콩은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 금 수입 및 수출 시장 중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리 장관은 이를 위해 “투자 거래에서부터 파생상품, 보험, 보관, 트레이딩 및 물류 서비스에 이르는 관련 산업 체인의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 수준의 금 저장 시설 개발을 촉진하고 담보·대출 사업 같은 관련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지난 6월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세계 금 시장은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이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싱가포르도 급부상하고 있다.

2022년 7월 취임해 올해가 세 번째인 리 장관의 시장연설은 안보 위협을 강조했던 작년과 달리 민생과 경제 활성화 문제에 집중됐다.

2020년 중국이 직접 제정한 국가보안법에 이어 지난 3월 반정부 행위 처벌을 강화한 홍콩판 국가보안법이 시행에 들어가면서 민주 세력이 와해해 정치적 안정을 이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 장관이 이날 소개한 또 다른 대표적 경기 회복 조치는 수입 가격이 200홍콩달러(3만5천원)를 넘는 주류(도수 30도 이상) 관세를 100%에서 10%로 인하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주류 무역을 촉진하고 물류·보관, 관광, 고급 식음료 소비를 포함한 고부가가치 산업 발전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은 전 세계에서 주류에 가장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지역 가운데 하나로, 이 때문에 많은 홍콩 시민이 더 저렴하게 식사하기 위해 1시간이 채 안 걸리는 중국 선전시 식당까지 찾아가는 실정이다.

로이터통신은 홍콩이 2008년 와인에 대한 관세를 폐지한 뒤 아시아 와인 무역 허브가 된 것처럼 이번 조치가 주류 거래 허브로 변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리 장관은 새로운 관광지 개발과 드론 배달 등 저고도 경제(Low-Altitude Economy)를 모색하기 위한 새 정부 위원회가 구성될 것이라고도 했다.

홍콩 경제는 중국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 2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3.3% 성장하는 데 그쳤고 올해 경제성장률은 2.5∼3.5%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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