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기사] Ragusa ES ITALIA를 다녀와서

박시은 JIKS 11

100년 가까이 된 아이스크림 집이 자카르타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는가?
자카르타에 가볼 만한 명소를 물어보는 과정에서 현지인들의 추천으로 알게 된 이 아이스크림집은 자카르타 뿌삿 Jalan Veteran 1에 위치해 있으며 Istiqlal Mosque와 가까이 있다.

방문 시 가게에 계셨던 Ibu. Hj Sias Mawarni씨가 들려주는 가게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 가게는 Ragusa 형제인 Luigi와 Vincenzo라는 이탈리아 사람이 1932년에 처음 열게 되었다.

바타비아에 재봉을 공부하러 왔던 두 사람은 가축 농장을 운영하는 네덜란드 여성인 Paula과 결혼을 하게 된다.

기르던 소가 많아 우유가 넘치게 되자 그 우유로 아이스크림을 만들자고 하여 아이스크림 집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처음 시작은 반둥에서 였고 감비르 시장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반응이 좋아 가게를 내고 1947년 지금의 장소로 이전하여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그 뒤로 Ragusa 형제는 직원이었던 Guntoro와 Hj Sias 부부에게 1970년경에 이 아이스크림 집을 맡겼고 두 분은 지금 91세와 80세의 나이가 되셨다. 2001년경에 무용수로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Ibu. Hj Sias Mawarni는 친절하게 가게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며 가게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셨다.

이 아이스크림 집은 오래된 역사처럼 가게 내부에 창업주의 사진과 가게의 역사적 순간을 사진으로 걸어 놨고 옛날에 쓰던 계산대부터 개방형 주방 형태의 아이스크림 만드는 곳까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현지인들의 리뷰를 보면 할아버지, 아버지, 나, 자녀까지 대를 이어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방문 당시에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손주 3명을 데리고 와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인스타그램 감성의 세련되고 예쁜 곳은 아니었지만, 고전적인 감성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분위기의 맛집이었다.

아마도 그래서 자카르타의 한국 교민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Ibu. HJ Sias씨는 이런 고전적인 특성을 유지하려고 현대적인 인테리어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부터 있었던 이 가게는 다른 지점도 있었지만, 부흥과 어려움을 겪었고 유일하게 이 지점만 남았다고 한다. 현재는 2명의 요리장 13명의 직원이 있다고 한다.

이 가게는 Rp 10,000~40,000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고 신선한 우유를 베이스로 한 부드러운 맛의 아이스크림을 판다. 여러 메뉴 중 대표 메뉴인 스파게티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부드러운 질감과 달지 않은 맛에 놀랐고 젤리인 줄 알았던 알록달록 토핑은 말린 과일이었고 새콤하고 아삭한 식감이 아이스크림과 잘 어울렸다.

고전적인 분위기도 한몫 하겠지만 현지인들이 추천했던 가장 큰 이유는 맛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다음에 방문하게 되면 다른 아이스크림도 먹어보고 싶다.

자부심과 명성으로 오랜 역사를 유지하는 Ragusa Es Italia가 자카르타의 명소로 오래오래 남기를 바라본다. 대를 이어서 찾아갈 수 있는 곳으로 길게 남기를 바라본다. 옛날의 감성이 그리운 분들은 찾아가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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