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6개월 앞둔 수도권 중간평가로 양당이 총력전을 펼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17%포인트(p) 두 자릿수 격차로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100% 완료된 결과, 진 후보는 득표율 56.52%(13만7천66표)를,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는 39.37%(9만5천492표)를 기록했다.
진 후보는 전체 투표수 24만3천664표 중 과반을 득표하며 김 후보를 17.15%p 차이로 앞섰다.
이로써 민주당은 총선 6개월을 앞두고 치러진 서울 기초단체장 보선에서 승리를 거두는 성과를 올렸다. 비록 전통적 우세 지역이긴 하지만 여야 모두 총력전을 벌인 결과는 야당의 낙승으로 돌아갔다.
이번 보선 투표율은 48.7%로 잠정 집계됐다.
진 후보는 “이번 선거는 상식의 승리, 원칙의 승리, 강서구민의 위대한 승리”라며 “그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일분 일초를 아껴 구정을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우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저를 지지해 준 분들의 성원에 화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진교훈 후보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며, 부디 강서구의 발전을 위해 민생을 잘 챙겨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선거 패배를 인정했다.
전북 전주 출신인 진 후보는 경찰대를 졸업한 뒤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정보국장, 전라북도경찰청 청장, 경찰청 차장 등을 지냈다.
이번 선거는 김태우 후보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특감반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했다가 지난 5월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구청장직을 상실했지만 윤정부의 사면 복으로 재출마했다.
野, ‘이재명 체제’ 공고화 속 전열 정비 관측
총선 길목에서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낙승으로 끝나면서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이번 보궐선거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한 곳에 불과하지만,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여야 모두 총력전을 펼치면서 판이 커졌다.
국민의힘은 당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총력전을 벌인 만큼 지더라도 ‘박빙 승부’를 기대했기에, 예상보다 큰 격차가 드러난 성적표는 총선을 앞둔 당 쇄신론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책임 소재를 둘러싼 당내 갑론을박도 어느 정도 예상된다.
당장 이번 선거 대응 전략이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보선 원인을 제공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공천, 중량급 인사들로 선대위를 꾸려 판을 지나치게 키웠다는 비판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들린다.
당내 비주류 등을 중심으로 당직 개편, 나아가 대통령실 참모와 내각 쇄신론까지 요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화했다는 지적 속에 중도층을 공략할 총선 전략 재점검이라는 숙제도 안게 됐다.
국민의힘은 패배 후유증을 빠르게 수습하기 위해 조만간 총선기획단을 띄우고 당무감사와 인재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며 총선 체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반면 ‘대승’을 거둔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국민 여론이 이번 선거에서 드러났다고 해석하고, 대여 공세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대통령이 사면·복권한 후보를 두 자릿수 득표율 차이로 이긴 것은 민심이 현 정권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여실히 드러났다는 게 민주당의 평가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이번에 잡은 승기를 내년 총선까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선 결과를 시작으로 국정감사를 포함한 정기국회, 예산 정국에서까지 주도권을 쥐고 나갈 동력을 얻었다는 판단에서다.
구속영장 기각으로 한숨을 돌린 이재명 대표 체제도 더욱 공고해질 발판을 만들었다.
영장 기각에 이어 내년 총선의 풍향계로 보던 강서구청장 보선까지 승리하면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해소에 도움이 됐다고 민주당은 평가한다.
다만 이 대표는 보선 승리로 당이 자만심에 빠질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때 집권당이던 민주당의 안일과 부족함을 성찰해 민생, 경제, 안전, 평화, 민주주의 회복에 사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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